2년째 도산업체가 신규보다 많아
올 자기자본 비율 강화 시행 앞둬
업계 "문닫는 시행사 더 늘어날것"
시장 회복때까지 유예 목소리도
올 자기자본 비율 강화 시행 앞둬
업계 "문닫는 시행사 더 늘어날것"
시장 회복때까지 유예 목소리도
■폐업>신규…디벨로퍼 감소세 전환
5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토교통부의 '부동산개발업 등록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시행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과장이 아니었다. 지난 2023년과 2024년 등 2년 연속 폐업업체가 신규 등록을 앞선 것이다.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1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도산업체가 늘면서 전체 등록 디벨로퍼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를 보면 2022년까지 전국 등록 디벨로퍼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왔다. 한 해 300~400개 업체가 새롭게 등록했기 때문이다. 전국 등록 디벨로퍼는 12월 말 기준으로 2017년 2218개사에서 2022년에는 2715개사로 급증했다.
하지만 고금리에 PF 부실 여파 등으로 2023년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도산업체가 신규 등록을 앞서는 상황이 나타난 것. 등록 디벨로퍼가 2023년 2657개사로 줄었고, 2024년에는 2408개사로 더 감소한 것이다. 피크 때인 2022년 12월 말(2715개사) 대비 11%가량 감소한 규모다.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순증 추세를 이어왔던 등록 디벨로퍼가 2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이 같은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사는 물론 영세 시행사들의 도산이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 생태계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PF 자기자본 비율 확충 유예 필요"
당장 올해부터 정부의 부동산 PF 건전성 강화방안이 본격 시행된다. PF 사업의 자기자본 비율을 20% 이상 높이는 방안이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의 일환으로 PF 대출 시 시행사의 자기자본 비율에 따라 위험가중치와 충당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시행 시 자기자본 비율을 늘릴 수 있도록 업리츠 도입 등 다양한 당근책도 내놓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시행사만 옥죄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다른 시행사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부터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높인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현장에서는 새 제도 시행이 예고되면서 신규 PF 대출이 거의 올스톱된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리츠 등을 활용한 PF 자기자본 비율 강화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원철 한양대 교수는 "리츠 활용방안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기 힘든 구조"라며 "결국 극히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개발이 중단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PF 시장을 선진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지만 시장에서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준비 기간 없이 시행되면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인 시행사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주택건설 업계는 이에 따라 PF 자기자본 비율 강화방안을 유예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PF 위험 가중치 상향, 충당금 차등 적용 등을 시장 회복 시까지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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