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원 김종훈 이강 장시온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한 만료일인 6일 한남동 관저 인근엔 밤새워 집회 현장을 지킨 보수·진보 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이 몰렸다. 이날도 양 진영 간 시비가 붙거나 다툼이 발생해 부상자가 구급차로 이송되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 한남초등학교 육교 아래엔 민주노총 등 진보 단체 관계자들과 시민 500여 명이 돗자리를 깔고 밤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전날 내린 눈과 비를 피하기 위해 은박지를 두르고 패딩 모자를 푹 눌러쓴 시민들은 폴리스라인 앞에서 '윤석열 파면' '윤석열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 동작구에서 온 40대 유 모 씨는 "금요일부터 길바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3박 4일 밤을 새우고 있다"고 응원봉을 흔들었다.
돗자리 위에 앉아 노트북 작업 중이던 휴학생 허 모 씨(27)는 "사람 수가 적으면 강제 해산될 수도 있다고 해서 새벽 4시부터 여기 앉아 있다"며 "사람이 좀 찰 때까지 여기서 작업을 하려고 한다. 오후에 사람이 많이 오면 그때 빠질 것"이라고 했다.
오전 8시48분쯤 진보 단체가 주로 머무르는 한남대로 인근에선 보수 단체 회원 2명이 난입해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양측 인원 20여명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현장엔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다 10여분 뒤 경찰 제재로 잠잠해졌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진 여성 1명이 오전 9시 15분쯤 구급차로 이송됐다.
관저 인근 또 다른 출입로인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 앞에서도 보수단체들의 밤샘 집회가 이어졌다.
일부 보수단체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불법적으로 관저를 갈 수 있어 우리가 잘 막아야 한다"라고 참여를 독려했다. 참여자들은 '중국공산당 선거 조작 차단' '탄핵 무효, 불법 영장 무효'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체포 반대를 외쳤다.
오전 8시 16분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로 넘기겠다는 보도가 나와 사회자가 이를 소개하자 현장에 모인 회원들 사이에서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그래도 끝날 때까지 들어가지 않겠다"며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집회 근처 빌딩 주변엔 담요나 패딩을 덮은 채 핫팩을 들고 몸을 녹이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들은 추위를 떨치기 위해 군가를 소리 높여 부르기도 했다.
경기 부천에서 온 박 모 씨(62)는 "매일 집회에 나오다 지금은 인원을 보충해야 한다고 해서 어제는 밤을 새웠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온 박 모 씨(70)는 "어제 오후 9시 30분에 집에 가서 좀 자다가 새벽 5시에 다시 나왔다"며 "12월 말 대퇴부 동맥 수술을 했는데도 나라 지키려고 매일 매일 온다"고 했다.
경찰은 6일 오전 8시 47분 기준 기동대 8개 부대(480명)를 투입해 현장 충돌 등 돌발 상황을 대비 중이다. 투입 경력은 향후 28개 부대로 늘어날 수도 있으며, 체포영장 1차 집행일인 3일엔 기동대 45개 부대(2700명) 가량이 현장에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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