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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도망갔을 가능성 있나?" 묻자 공수처장 "네, 맞다"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8 06:30

수정 2025.01.08 07:30

야당 의원들 윤 대통령 도주 의혹 제기
오 처장 "차량 이야기 들었다" 가능성 인정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 연장에 나선 가운데 지난 7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로 여러 대의 차량이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 연장에 나선 가운데 지난 7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로 여러 대의 차량이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이 집행될 당시 제기된 '윤대통령 도주의혹'에 대해 가능성을 인정했다.

오 처장은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대통령의) 도주 의혹이 제기되는데 사실관계를 파악한 게 있느냐"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 질의에 “지금 정확하게 보고받은 바는 없고 차량에 관한 이야기는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관저를 나와 다른 공관에 들어갈 경우 체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수사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이 관저에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질문에는 "지금 그런 부분은 정확하게 보고받은 것은 없고 말씀드릴 수도 없다”고 했다.

박의원이 "도망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오처장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시 "여러 가능성 중에 숨거나 도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냐"고 묻자 "네, 맞다"라고 답했다.

오 처장은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위치추적 장비를 가져갔느냐는 질의에는 “그런 부분은 사전에 조치를 취했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부터 윤 대통령을 체포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절대 그렇지 않다. 전혀 사실과 다르고 공조본에서 2차 집행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향후 두 번째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게 된다면 경찰이 주도권, 좀 더 적극적인 역할 분담을 전제로 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3일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대통령 경호처의 강한 저항으로 대치 5시간 만에 집행을 중지하고 철수했다.

앞서 유튜브 채널 ‘고양이뉴스’은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당시 대통령실 관저에서 출발한 여러대의 차량이 관저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도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공조본과 경찰이 대통령 관저 정문 앞에서 대치하는 동안 갈림길을 막고 있던 버스 사이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내려가고, 검은색 세단은 관저를 향해 올라간다. 이어 관저에서 벤츠 마이바흐 차량 두 대가 내려오자 길가에 선 경호처 직원이 경례하는 모습이 나온다. 고양이뉴스측은 이 장면에 대해 "윤 대통령이 관용 방탄차를 타고 도망간다"고 설명했다.

신용한 전 윤석열 대선 캠프 정책총괄지원단장은 5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방탄 차량들이 가는 방향이 합참의장 공관 쪽"이라며 해당 차량들에 윤 대통령이 탔을 가능성이 크다고 의심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 영장 집행을 피하기 위해 방탄차를 타고 합참의장 관저 방향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당시 대통령이 피신룸(벙커)으로 향했을 가능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전 청와대 행정관은 "청와대 대통령 관저 내에 테러 대비를 위한 피신룸이 존재하는데, 현 관저에는 있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알기로 합참의장 관저에는 피신룸이 있다.
피신룸은 내부에서 문을 잠그면 외부에서 열 수 없으며, 48시간 동안 전기, 산소와 비상 식량이 공급된다"고 덧붙였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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