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실적 부진' 삼성전자, 올 실적 '상저하고' 전망 (종합)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8 10:09

수정 2025.01.08 10:09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가진 기조연설에서 최신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Blackwell)'을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의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반도체 한파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저가 공세와 수요 둔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이 하염없이 늦춰지면서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낮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4분기 실적 바닥을 찍고 HBM이 본궤도에 오르는 2분기부터 반등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조원, 영업이익 6조500억원의 잠정실적을 8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5%, 130.5% 증가한 규모다.
연간 실적으로는 매출은 전년 대비 15.89% 늘어난 300조800억원, 영업이익은 398.17% 늘어난 32조7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30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잠정실적 발표에서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DS) 부문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을 3조원 안팎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1·4분기 영업이익이 1조91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영업이익도 시장 전망치인 7조7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 악화 배경에 대해 "메모리 사업의 연구 개발(R&D) 비용 증가와 선단공정 캐파(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진 원인으로 '범용 메모리 가격 하락'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 7월 2.1달러에서 11월 1.35달러로 35.7%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효자 제품인 낸드플래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말 메모리카드·USB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가격은 2.08달러로 전월(2.16달러) 대비 3.48% 하락했다. 작년 1월 4.72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12월에 반토막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중국 창신메모리는 최근 구형 D램인 DDR4를 반값에 판매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고부가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이 하염없이 늦춰지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2년 만에 300조원대를 회복하며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이 낮은 것도 HBM과 같은 고부가제품의 판매가 원활치 않은 것과 관계가 깊다.

실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인 CES 2025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간)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반대로 보면 삼성전자의 5세대 HBM(HBM3E)이 아직 엔비디아에 공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바닥을 찍고 2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며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은 유통 재고 건전화와 HBM3E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2·4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며, 파운드리는 엑시노스 및 CIS 가동률 상승에 따라 영업적자가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올해 매출 319조원, 영업익 33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부진한 IT 전방 수요와 대중국 반도체 규제 등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전망되나 하반기 업황 개선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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