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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그린란드 노리는 트럼프… "군사력 안 쓴다 약속 못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08 18:05

수정 2025.01.08 18:05

취임 앞두고 동맹 압박나서
이달 두 번째 취임식을 치르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동맹의 땅을 빼앗겠다고 위협하는 동시에 이례적인 수준의 방위비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파나마 운하 건설을 주도한 미국이 1914년 완공까지 막대한 희생을 치렀지만 최근 중국이 운하 운영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력 또는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두 사안 중 어떤 것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 없다"며 "약속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다.

미국은 1999년 파나마 정부에 통제권을 이양했으나 여전히 파나마 운하의 최대 고객이다.
트럼프는 지난달부터 파나마 정부가 운하 이용료를 너무 비싸게 받고, 중국이 운하에 손을 댄다며 운하를 다시 가져가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같은 달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다며 사겠다고 주장했다. 현재 자치정부가 다스리는 그린란드는 북극 항로의 핵심 거점이자 대규모 희토류 매장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7일 차기 백악관 부비서실장 지명자와 함께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했으며 '관광' 목적으로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는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는 (GDP의) 5%를 방위비로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들은 위험한 영토에 있다. 그들은 그것을 감당할 여유가 있으며, 2%가 아니라 5%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나토의 31개 회원국 가운데 방위비 2% 목표를 달성한 국가는 23개국으로 추정된다. GDP 대비 가장 많이 지출한 국가는 폴란드(4.12%)였다.


방위비 위협은 한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9월 미국기업연구소(AEI) 주최 대담에서 "한국의 국방비 지출은 GDP의 2.5% 수준이다.
이러한 숫자는 3%나 미국처럼 3.5%까지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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