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1500원 위협 환율에 '물가' 눈높이 올라…1월 금리 인하? 동결?

뉴스1

입력 2025.01.10 05:50

수정 2025.01.10 05:50

(자료사진)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자료사진)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1500원 선을 위협하는 높은 수준의 환율이 지속되면서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물가 전망치가 올랐다.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결정이 1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기 방어와 환율·물가 대응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JP모건과 HSBC가 지난해 11월 말 각각 1.7%, 1.9%에서 12월 말 2.0%로 일제히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여 잡았다.

전체 IB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8%로 유지됐다.
씨티가 물가 전망치를 11월 말 2.0%에서 12월 말 1.9%로 낮춘 영향이었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IB 평균 1.8%(11월 말)에서 1.7%(12월 말)로 하락한 가운데 주요 IB 2곳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높여 잡은 것은, 지난달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환율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상방 압력이 높아진다.

아직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대폭 오른 것은 아니지만,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금통위 입장에서는 중요하게 검토할 요인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회 연속으로 인하했다. 그 이후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이어 탄핵 소추되는 등 초유의 정국이 펼쳐지면서 소비 심리와 해외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식었다.

여기에 제주항공 참사가 겹쳐, 연말 내수 경기는 더욱 냉각됐다.

이에 정부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6개월 전 전망 당시보다 0.4%포인트(p) 크게 낮췄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올해 성장률을 1.9%로 발표했는데, 비상계엄 사태가 이후 발발하면서 다음 전망 때(2월)는 이마저 밑돌 수 있다는 경계감이 감지된다.

내수 경기 상황만 보면 기준금리는 오는 16일 금통위에서 인하돼야 한다.

실제로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비상계엄 사태와 항공기 참사로 인해 1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인하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문제는 지속되는 고환율이었다. 금리 추가 인하 땐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압력이 보다 강해지고, 수입 물가 경로를 통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밀어 올리는 힘도 거세질 것으로 우려된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인 한은으로서는 금통위를 1주 앞둔 시점까지 1400원 후반 고환율이 꺾이질 않자 추가 인하를 주저할 요인이 생겨난 셈이다.

앞서 한은은 고환율로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말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1월 물가 상승률이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 전망 경로에 환율 움직임, 소비 심리 위축 영향 등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게다가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통상 정책이 어떨지에 따라 글로벌 달러 강세가 확대될 수도 있는 만큼, 불확실성이 걷힌 이후인 2월 금통위로 추가 인하를 미룰 수도 있다는 분석이 1월 인하 예상과 팽팽히 맞선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의 셈법이 복잡해졌다"며 "10·11월 연속 금리 인하 영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원·달러 환율 레벨에 대한 부담도 있어 1월은 동결 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