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중국 누리꾼들을 울린 지진 잔해에 깔린 어린아이의 사진이 가짜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 중국 소후뉴스와 베이징뉴스 등에 따르면 규모 6.8의 강진으로 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중국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의 구조현장 모습이라며 화제가 된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의 사진이 알고 보니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가짜 이미지로 판명났다.
매체에 따르면 이 사진은 티베트 강진의 참혹한 현장을 전하는 사진이라며 중국 누리꾼들에게 큰 감동을 줬으나 지난해 11월 제작된 AI 이미지인 것으로 판명났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이의 손가락이 6개인 점 등 어색한 부분이 있다.
이 사진에 누리꾼들은 "너무 가엾다", "가슴 아프다", "이 사진 한 장이 나를 울게 한다", "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알려주세요" 등의 댓글을 달았다.
또 잔해 아래에서 어머니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이미지도 '위대한 모성'이라며 온라인에서 공유됐으나 이는 이번 티베트 지진과 관련이 없는 사진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확인도 하지 않고 해당 사진을 유포한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 "AI을 이용한 사진 생성을 법률로 제한해야 한다", "이런 사진으로 인해 구조가 어려워지고 혼란이 가중된다" 등 재난 상황에서 대중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AI 이미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AI가 생성한 이미지에는 AI 표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베이징 징잔 법률사무소의 장샤오링 변호사는 "AI 이미지를 이용한 콘텐츠에 댓글의 양이 많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AI 이미지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경고를 신속히 하지 않은 것은 현재 시스템의 허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SNS 등) 플랫폼에서 검증 메커니즘과 효율성을 개선해야 한다"면서 "허위 정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보다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검증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9시 5분에 시짱자치구 르카쩌(시가체)시 딩르현에서 7.1 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126명이 사망하고 188명이 다쳤으며 4만65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