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尹 지지단체도 등 돌린 '백골단'…전문가 "일시적인 현상 아닐 것"

뉴시스

입력 2025.01.10 16:33

수정 2025.01.10 16:33

"우리와 관계없어"…'탄핵 반대' 대국본·신남성연대도 선 그어 역사·정치학자 "민주주의·공권력 부정하는 흐름 조직·세력화"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1.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1.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지지 단체들마저도 '백골단'과 연관성을 부인하는 가운데 역사·정치학자들은 백골단의 등장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군사독재정권의 국가 폭력을 상징하는 백골단이 입방아에 오르내리면서 관련 여론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한남동에서 열리는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의 주축인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신남성연대는 이틀 새 연달아 '백골단 창설 강력 반대'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이들 단체와 선을 긋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국본은 이날 오후 백골단과 직접적 연관성을 부인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국본은 "저희 단체는 백골단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음을 분명히 한다"며 "대국본은 철저히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입장을 표명해 왔으며, 어떠한 폭력 행위도 계획하거나 실행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도 전날 유튜브 계정에 '백골단 창설 강력 반대' 입장문을 게시하고 "백골단 창설 움직임은 순수한 의도로 모인 시민들의 자발성을 왜곡하고, 불필요한 갈등과 폭력 사태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청년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거리를 뒀다.

백골단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하면서 일부 2030세대 청년들이 조직한 이른바 '민간 수비대'다. 이들은 전날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소개로 국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반공청년단을 조직의 공식 명칭으로 하되, 예하 조직으로 백골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골단의 유래는 1980~1990년대 군부 독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 사복체포조를 일컫던 백골단은 흰색 헬멧에 청색재킷을 입어 백골단이란 별칭이 붙었고, 무자비한 시위대 진압 방식 탓에 공포의 대상이 됐다. 이들 구성원 대부분은 무술 유단자와 특전사 출신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을 엄호하겠다며 최근 구성된 백골단 역시 과거 '백골단'의 이름을 딴 만큼 유사한 활동을 염두에 두고 꾸려진 것으로 짐작된다. 현 백골단 회원 중에는 특전사나 의무경찰 출신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백골단 등장을 권위주의 정권 시대의 역사적 상처를 상기하는 '퇴행'으로 규정하면서도 이 같은 행위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병률 한국외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독재정권 시절 폭력행동대의 이름을 따서 폭력 방식을 지향하겠다는 꼴"이라며 "1년 사이 태극기 집회 등 보수 단체에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공권력에 대한 완전한 부정과 같은 흐름이 세력화·조직화되고 한국 사회에 뿌리를 내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백골단의 등장도 이 같은 흐름의 일환이기에 일시적인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당 단체에 시민 관심이 쏠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짚으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번지지 않게 관심을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를 봤을 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들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백골단은 과거 대학 캠퍼스 내 시위가 벌어지면 1분도 안 돼 튀어나와 시위대를 밟던 이들"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백골단은 독재의 산물이지 이념의 산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골단은 전날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예고했던 출범식과 도열 시위를 돌연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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