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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엇갈린 투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연초에 국내 증시가 깜짝 반등세를 보인 가운데 개인은 지수 하락에, 기관은 추가 상승에 각각 베팅중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를 154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다. 이어 기관은 'KODEX레버리지'를 1415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2위에 올렸다. 두 상품은 각각 코스피200 지수와 코스닥150지수를 정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수가 올라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기관은 KODEX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를 각각 1167억원, 138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연초 들어 투자 전략을 전환한 모습이다.
이에 비해 개인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사들여 기관과 대조적이다. 이 기간 개인은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1292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6위에 올렸다. 해당 상품은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역추종한다. 코스피가 떨어져야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개인은 'KODEX레버리지'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를 이 기간 각각 1604억원, 140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의 순매도 4위와 5위다.
기관은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반면, 개인은 여전히 하락 가능성을 열어놓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리스크, 정치적 불확실성 등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증시 조정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은 원·달러 환율의 하락 반전, 국내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 등 상승 요인에 집중한 반면 개인은 정치적 불확실성, 트럼프 리스크, 낮아지는 기업의 이익 전망치 등 하락 요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증시가 상승했을 때 빠르게 수익을 내는 전략을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기술적 반등을 넘어 추세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과 2400선에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각각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올해 1월 증시의 급반등은 변화와 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미국 경기의 정상화 국면에서 물가 안정, 금리인하 사이클 지속, 상반기 중 완화될 국내 정치적 리스크, 트럼프 정책에 대한 과도한 불안심리의 정상화 등이 국내 증시의 추세적 반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확장 사이클로 가기에는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국내와 다르게 미국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의 투매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어려운 거시경제(매크로) 환경도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주식시장 내에서도 업종별 옥석 가리기가 심하게 나타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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