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밥친구’ 때문에…스마트폰 보면서 밥 먹으면 살찌는 이유 [헬스톡]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4 11:25

수정 2025.01.14 11:25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먹방’이 고유명사가 된 요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식사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는 ‘산만한 식사’가 체중 증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산만한 식사는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라는 제목으로 네덜란드 라이덴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 연구팀은 산만한 식사가 과식을 유발하고, 단시간에 허기를 느끼게 하며 제대로 음식의 맛을 감지하는 것도 방해한다고 발표했다.

뇌가 산만해지면 맛 감지능력도 떨어진다…식사 만족도 저하

연구팀이 말하는 ‘산만한 식사’란 식사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것을 일컫는다.
연구를 주도한 로테 반 딜런 라이덴대학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식사 중 스마트폰 사용과 같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뇌의 신호를 방해해 식사를 온전히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라고 WP에 밝혔다.

실제 연구팀이 42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지 과제의 난이도에 따른 맛 감지 능력을 실험한 결과,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며 레모네이드를 마신 그룹은 쉬운 과제를 수행한 그룹보다 50% 더 많은 당을 섭취하고도 단맛을 덜 느꼈다.

같은 연구팀이 4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후속 연구에서도 두 그룹은 같은 당도의 설탕물을 마셨지만, 쉬운 과제를 수행할 때보다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단맛을 덜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때 인간의 뇌 영역 중 미각 처리를 담당하는 섬엽과 고차원적 인지에 활성화되는 전전두엽 피질의 활동이 감소한 것 역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주의 산만한 식사가 단맛뿐만 아니라 쓴맛, 신맛, 짠맛 등 모든 맛의 감지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지난해 연구에서는 주의 산만한 식사가 식사의 만족도를 저하시켜 과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제시했다.

산만한 식사, 포만감 호르몬 못 느끼고 과식 유발

반 딜런 교수는 보통 식사를 하면 뇌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와 렙틴 등이 분비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의가 산만해질 경우 포만감이라는 호르몬의 신호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GLP-1, 렙틴과 같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들은 분비되는 데 약 20분이 소요되는데, 주의가 산만해지면 이 호르몬 분비를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과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연구팀은 식사를 하는 동안 다른 일에 집중하면 뇌에 인지 부하가 발생해 음식의 제대로 된 맛과 향을 감지하는 능력도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반 딜런 교수는 "현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이는 건강한 식습관에는 좋지 않다"라며 "더 많이 먹는데도 식사를 즐기지 못하는 건 비극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식사를 할 때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 기기를 끄거나 치우고, 식사 자체의 즐거움에 온전히 집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의식적으로 식사 속도를 늦추고 음식의 맛과 향, 식감 등을 충분히 음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fnSurvey

2025 새해, 여러분의 특별한 목표는?

푸른 뱀의 해’ 2025년 을사년이 밝았습니다. 새해는 새로운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기 가장 좋은 시기죠. 새해가 되면 몸도 마음도 다시 태어나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올해는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여러분만의 특별한 새해 목표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투표기간 : 2024-12-31 ~ 2025-01-21 투표하러 가기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