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일대 팽팽한 대치 국면
[파이낸셜뉴스] "곧 들이닥칠 공수처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겁니다."
14일 오전 11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제루터교회 앞 인도에서 보수 지지자 민모씨(68)는 경광봉을 든 채 인파를 통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국제루터교회 앞은 전날 시작된 철야 집회 참여자들로 여전히 북적였다. 참가자들은 임시난로에 모인 채 비닐로 몸을 감싸며 추위를 견디고 있었고, 일부는 비닐을 덮어 만든 임시 움막에서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가 팽팽한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이 추진될 경우 유혈 사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보수 단체의 결집은 더욱 강화됐고, 탄핵 찬성 측도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다.
보수단체 집회엔 약 600여명이 모였다. 나흘째 현장을 지키고 있다는 한 발언자는 단상에서 "나라를 지키고 대통령을 수호하자"고 외쳤다. 특정 정치인을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에도 집회 참가자들은 환호했다. 오후 1시께 사회자가 "경호처 차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전하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탄식이 나왔다. 이어 발언자는 "경호처는 현재 지도부가 무너질 위기"라며 "대통령께서 경호 작전이 어렵다고 판단하시면, 우리 지지자들이 직접 경호에 나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통령 관저 진입로는 경찰 버스가 줄지어 차벽을 형성했으며, 관저 입구는 3중 '철옹성'을 구축했다. 경찰 버스가 없는 구역에는 집회 참가자들의 개인 차량, 난방 버스, 집회 트럭 등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일부 보수 단체 회원들은 경광봉을 들고 도로 곳곳에 서 있었고, 경찰과 집회 참가자 간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뒤섞인 모습이었다.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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