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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더딘 석화·면세점업계… 합작법인으로 새 활로를" [M&A 리더에게 듣는다]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4 18:17

수정 2025.01.14 18:37

(1)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
성장 어려운 기업엔 합작이 기회
설비경쟁력 등 키워 경영파고 극복
세컨더리 시장도 투심 예열 중
PE간 조정 역량이 성사의 ‘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 삼일PwC 제공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 삼일PwC 제공
"인수합병(M&A)시장에서 인수자를 찾기 어려운 석유화학기업 등은 JV(조인트 벤처·합작법인)로 미래를 도모해야 합니다." 민준선 삼일PwC 딜 부문 대표가 말하는 올해 성장 정체와 사업모델이 흔들리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재편 해법이다. 대기업의 경우 사업부문에 대한 '카브아웃(사업부 분할 후 인수)'은 원매자가 일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낮은 사업들이 많아 거래 성사 가능성이 낮아서다.

민 대표는 1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석유화학기업, 면세점 등 유통기업, 일부 플랫폼기업은 대안적인 구조로 국내 대기업 또는 해외 선도기업들과 주식교환 등을 통한 JV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석유화학 등 일부 업종의 기업은 현재 현금흐름이 순조롭지 않고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으로 대형PE를 통한 M&A에 어려움이 있다.


그는 JV가 일부 셧다운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처하고, 경쟁력 있는 설비 구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현재 악화된 경영환경의 파고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한앤컴퍼니가 SK그룹으로부터 2022년에 인수한 SK마이크로웍스가 JV의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의 과잉생산에 대응해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산업용 필름 부문 JV를 설립,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한앤컴퍼니가 JV 지분 80%,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를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는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는 국가대표급 기업이 아니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정 부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구조조정해서 사업부를 매각하기 어려우면 JV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회계제도상 JV와 같이 경영권을 공유하는 경우 연결에서 제외돼 기업규모가 줄어드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잃어 구조조정이 필요한데 팔리지 않는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국내 대기업들의 경영진(C레벨)들은 대기업 그룹 내에서 잘할 수 없는 자회사들은 과감히 매각해 핵심사업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E간 포트폴리오의 세컨더리(구주유통) 거래도 그가 올해 집중하는 지점이다. 밸류에이션 하향 기대에 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어서다. 세컨더리 투자란 기존 자산운용사 또는 사모펀드가 보유한 투자지분을 되사오는 형태의 간접투자를 말한다.

그는 "최근 현금흐름 개선이 눈에 보이는 기업들은 물론 소재부품, 테크기업 등 PE 포트폴리오가 세컨더리 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지능(AI) 메가 트렌드와 관련된 전력 인프라 기업, 뷰티 헬스 등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된 성장기업이 딜 대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곽윤구 딜 그룹 서비스 그룹장 역시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가 EQT파트너스에 매각한 케이제이환경처럼 수직계열화하고 규모를 키우면 대형 PE가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밸류에이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PE의 엑시트(회수)를 위해 과거처럼 대기업을 원매자로 동원하기 어려운 만큼 PE간 적절한 밸류에이션으로 조정, 매각하는 것이 올해 M&A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민 대표는 "PE가 상장사를 인수할 경우 주가 변동에 따른 관리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라며 "주가와 펀더멘털간 괴리가 심한 만큼 PE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통해 기업 전체를 컨트롤하는 전략이 좋은 투자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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