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ETF 52주 신저가 추락
1년 하락률 대부분 두자릿수
트럼프 취임 후 금리 향방 주목
1년 하락률 대부분 두자릿수
트럼프 취임 후 금리 향방 주목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1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가 연저점으로 추락했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채 금리 추가 상승 우려도 번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전장 대비 0.53% 오른 7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13일) 761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뒤 이날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연저점 수준이다. 이 상품은 최근 1년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471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전체 ETF 순매수 8위에 오른 ETF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 기간 -14.19% 손실을 보고 있다.
이를 비롯해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순매수한 미국 장기채 ETF의 주가 역시 나란히 52주 신저가로 하락했다. 연간 개인 순매수 규모가 2159억원인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H)'와 1239억원인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이 기간 -18.46%, -10.76% 하락률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미국 장기채 ETF 수익률도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국채 3배 레버리지'(티커 TMF)는 37.09달러로 내려앉으면서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지난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미 장기채 ETF로, 총 2억7409만달러어치 순매수 했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서학개미가 2억700만달러어치 사들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티커 TLT) 가격도 이날 연저점으로 하락하면서 1년 전 대비 수익률이 -9.9% 하락했다.
미 장기채 ETF가 나란히 52주 신저가로 추락한 것은 미국 고용 지표가 견조세를 보이면서 국채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미 실업률이 지난해 11월 4.2%에서 12월 4.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뜨거운 고용 지표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거 후퇴하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3일(현지시간) 장중 4.79%까지 치솟았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을 앞두고 급등한 미 국채 금리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가 확장 재정정책을 약속한 만큼 국채 발행이 대거 늘어나 연준이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재차 틀 수도 있다는 전망이 국채 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박태근 신한투자증권 투자상품솔루션부 수석전문위원은 "취임을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재정 적자 확대 우려, 인플레이션 기대마저 상승하고 있는 점이 최근 미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며 "여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현재는 미 국채 금리 상단을 테스트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 등을 추가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 상단을 5%로 염두한다면 현 시점에 미 장기채 ETF를 분할 매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이달 말 트럼프 행정부 취임 직후 금리 향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증권가 설명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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