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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반도체 설비투자 줄인 삼성·인텔…엔비디아 손잡은 TSMC·SK는 공격 투자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4 18:29

수정 2025.01.14 18:29

글로벌 반도체업계 전략 차별화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설비 투자와 관련해 기업별 전략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엔비디아를 주축으로 인공지능(AI) 칩 수요를 잡은 대만 TSMC와 SK하이닉스는 공격적 투자에 나선 반면, 경쟁에 밀린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은 긴축 투자로 새 시기를 도모하고 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대만, 일본의 주요 반도체 기업 10곳의 2024년도 설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2% 감소한 1233억달러(약 180조5605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약 95억달러 하향 조정된 수치로 2년 연속 투자가 감소했다. 세계 반도체 공장의 가동률은 약 70%로 건전성의 기준인 80%를 밑돌고 있다.
특히 AI와 전기차(EV) 등 특정 분야의 수요 변화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 전략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투자 계획을 전년보다 1% 감소한 약 350억달러로 조정했다. 예상보다 20억달러 줄어든 수준으로 5년 만에 투자가 쪼그라들었다. 스마트폰과 PC 수요 부진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AI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점이 결정적이다.

인텔 역시 설비 투자를 당초 300억달러 이상에서 약 250억달러 규모로 20% 이상 축소했다. 지난해 3·4분기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의 손실이 확대돼 166억달러의 적자를 기록, 인텔은 경영 재건을 위해 투자 계획을 재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대조적으로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는 3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통해 AI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등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AI 및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도 2028년까지 5년간 약 12조엔(약 111조5000억원)을 투자해 AI용 메모리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및 TSMC와 3각 협력을 강화하며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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