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

전세 비싸고 대출 많은 빌라 보증료 뛴다… 11년만에 손질 예고 [보증사고에 휘청이는 HUG]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4 18:30

수정 2025.01.14 18:30

HUG, 요율 개선 연구용역 결과
보증금 5억5천만원·부채 80%때
전세보증료 123만원→312만원
요율 올리고 구간 24개로 세분화
깡통전세·사기 등 리스크 대응
전세 비싸고 대출 많은 빌라 보증료 뛴다… 11년만에 손질 예고 [보증사고에 휘청이는 HUG]
전세사기에 따른 막대한 보증금 대위변제로 정부의 전세보증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시스템을 책임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전세사기 여파로 조단위 손실을 떠안으면서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렸다. 전세보증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보증료율 현실화라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외부용역 결과 "보증료율 높여야"

14일 국토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HUG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세보증료율 상향을 검토 중이다. 현재 보증료율이 적용되는 18개 구간을 24개 구간으로 세분하고, 보증금액과 부채비율에 따라 차등화된 요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5억원 초과 보증금 구간을 신설하고, 부채비율에 따른 할인 및 할증 방안을 도입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HUG의 전세보증 보증료율은 0.115~0.154%이다. 하지만 최근 HUG가 한국리스크관리(KRM)에 의뢰한 '전세보증료율 개선 연구용역'에 따르면 적정 전세보증료율은 이보다 높은 0.121%에서 0.339% 수준이어야 한다고 보고됐다. 이는 HUG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고, 보증금 지급 규모를 더욱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를 적용하면 보증금 2억2000만원인 빌라(부채비율 80% 이하)의 보증료는 연간 기준 30만2000여원에서 46만8000여원으로 약 16만600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증금이 2억원 초과인 구간의 보증료 상승에 따른 결과다.

보증료율 인상과 함께 신설되는 5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보증료 할증이 커진다. 예를 들어 5억5000만원의 보증금을 기준으로 부채비율 80% 이상인 빌라의 보증료는 현재 연 122만8000원에서 312만1200원으로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이는 5억원 초과 보증금에 대해 보증료를 크게 할증함으로써 위험도가 높은 주택에 대한 부담을 반영한 것이다. HUG 관계자는 "공공기관으로서 임차인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으며, 보증료 인상 폭과 시기에 대해 신중한 조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보증요건 강화도 동반을"

HUG가 전세보증료율을 현실화하려는 것은 전세사기와 같은 사고율 급등이 재정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전세사기로 인한 보증금 지급 규모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HUG는 현재 4조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HUG는 전세사기의 주요 원인으로 보증금이나 대출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를 꼽고 있다. 깡통전세인 경우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대출금이나 세입자 전세금을 모두 갚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HUG의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HUG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전세사기 예방을 위한 정책 강화와 임대인 심사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HUG가 보증료율 현실화 외에도 다양한 재정관리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현재 HUG는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자본확충을 통해 당장의 급한 불을 껐지만, 전세보증시스템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보증료율 인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HUG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보증요건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면서 "전세보증을 제공할 때 집의 감정가를 정확히 산정하고, 시세 대비 50% 이상인 전세는 보증을 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순위 권리가 있는 전세에 대해서는 보증을 거부하거나, 역전세에 대한 보증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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