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탁구 영웅' 유승민이 탁구대뿐만 아니라 선거에서도 대이변을 일으켰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왕하오를 꺾고 남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던 그때 이상의 충격이었다. 사실, 선거에 들어가기 전만해도 이기흥 회장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는 시선이 다수였다. 선거는 해보나 마나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타 후보들의 단일화가 무산되었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더욱 짙어졌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현직 회장을 누르고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총 투표수 1209표 중 417표를 얻어 다른 경쟁 후보들을 압도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내 올림픽 홀에서 진행된 이번 선거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으나, 유 후보가 차별화된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우위를 점했다. 특히 그는 스포츠계의 쇄신과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2016년 통합 체육회장으로 첫 당선되고, 2021년 재선에 성공했던 이기흥 회장은 3선에 도전했으나 379표를 획득하는 데 그쳐 아쉽게도 2위에 머물렀다.
이번 선거에는 총 다섯 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며, 유 후보는 탁월한 리더십과 비전을 강조하며 새로운 체육회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대표 탁구 선수 출신인 유승민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은퇴 후에는 대한탁구협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등을 지냈다. 유 당선인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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