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체포된 가운데, 자필로 직접 작성한 편지를 남겼다.
15일 윤대통령은 자신의SNS에 만년필로 작성한 장문의 자필 편지 ‘국민께 드리는 글’을 올렸다. 현재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변호인단에서 올린 것으로 보인다.
윤대통령은 “취임 이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신없이 일만 하다보니, 제가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지내왔다”며 “탄핵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야 대통령이구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어리석은 결단(비상계엄)은 저의 변함없는 자유민주주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이라며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밝혔다.
이어 "수사권 없는 기관에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정상적인 관할이 아닌 법관 쇼핑에 의해서 나아가 법률에 의한 압수·수색 제한을 법관이 임의로 해제하는 위법·무효의 영장이 발부됐다”며 “그걸 집행한다고 수천 명의 기동경찰을 동원하고, 1급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무단 침입하여 대통령 경호관을 영장 집행 방해로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작금의 사법 현실”이라고 했다.
윤대통령은 이 글에서 부정선서 주장을 되풀이 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라며 "정상적인 국가라면 선거소송에서 이를 발견한 대법관과 선관위가 수사 의뢰하고 수사에 적극 협력하여 이런 불법 선거 행위가 일어났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데 은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이 위기 상황임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계신 국민들께, 상황의 위급함을 알리고 주권자인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국회 독재의 망국적 패악을 감시, 비판하게 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질서를 지키려 했다”고 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윤대통령은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며 “계엄은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내란’이라는 내란 몰이 프레임 공세로 저도 탄핵 소추됐고, 이를 준비하고 실행한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들이 구속된 것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2시간짜리 내란이 있나”라고 반문하며 “제가 독재와 집권 연장을 위해 그런 소규모 미니 병력으로 초단시간 계엄을 했겠느냐”라고 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이 계엄이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를 살리기 위한 것인지 아닌지 잘 아실 것으로 믿는다”며 “세계 어느 나라 헌정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막가파식 국회 독재의 패악에 대해 헌법 수호 책무를 부여받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저항하고 싸워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33분 공수처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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