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尹 체포조' 사다리로 차벽 넘고…전 국민 생중계, 가능했던 이유는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6 07:34

수정 2025.01.16 07:3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차벽을 넘기 위해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차벽을 넘기 위해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 과정이 생중계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은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이 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생중계됐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 시도 자체도 초유의 일이었지만 대중에 공개된 방식도 전례 없는 형태였다.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경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부로 진입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관저 내부에는 경찰 수십명이 진입한 상태였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진입을 시도한 지 약 2시간 반 만이다.

투입된 경찰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관저 앞을 막은 경호처 차벽을 넘어서는 등 1차 저지선을 돌파한 뒤 관저 진입로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어 경내 2차 저지선에 설치된 차벽은 우회하는 방법으로 통과했다.

이런 가운데 체포조가 관저에 진입해 1~3차 저지선을 뚫는 움직임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공개됐다.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 공관 지역 일대는 군사기밀 보호법상 제한 보호구역으로, 평소 촬영이 제한된다.

언론사 사진·영상 기자들, '관저 경내' 촬영할 수 있는 장소 찾아다녀

관저 경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인근의 건물 옥상 등은 경호처가 출입 통제를 하고, 관저 외곽도 서울경찰청 202경비단이 접근을 막는다. 이에 체포 집행 전부터 언론사 사진·영상 기자들은 관저 경내를 일부라도 촬영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느라 적잖이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명당’은 남산의 한 대형 호텔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사는 이 호텔 객실에서 망원렌즈를 사용해 700~800m 떨어진 경내 체포조 움직임을 전했다.

관저 뒷산인 매봉산 사슴벌레쉼터에도 지난 15일 오전 신문·방송사 카메라들이 대거 들어섰다. 이 자리에선 관저 앞마당이 제한적으로 보인다.

금지된 곳을 촬영한 만큼 법적 문제의 소지는 없지 않다. 이미 대통령실은 1차 체포 시도 당시 관저 내부를 촬영하거나, 윤 대통령의 산책 모습 등을 보도한 일부 언론을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4일 한 언론사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언론사는 전날 관저를 산책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을 촬영해 이날 지면에 실었다. 윤 대통령은 남색 패딩 점퍼에 장갑을 낀 차림이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관저 일대는 현직 대통령이자 국가 원수가 거주하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서 어떠한 형태의 사진 및 영상 보도가 불가한 시설”이라며 “대통령실은 관저 일대를 무단으로 촬영해 보도하는 것은 국가의 안보 체계를 위협할 수 있는 위법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보도의 공익성을 고려해 위법성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윤 대통령이 결국 체포되면서, 관저 촬영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주도해온 대통령실이 소송전을 이어가거나 추가 고발을 할 동력은 아무래도 떨어지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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