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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연기금이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이후 대형 악재에도 나홀로 순매수 행진으로 국내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어서다.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공세에도 일정부분 물량 소화로 낙폭을 축소하거나 반등을 주도하는 등 증시의 안전판이 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한달간 코스피시장에서 1조9003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 규모(2358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외국인과 다른 기관이 오히려 1조1998억원, 7049억원어치 내다 판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무려 13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많이 사들여 저평가 종목에 베팅하고 있다.
이날도 연기금은 하루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76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연기금을 비롯해 금융투자, 보험, 투자신탁, 기타금융, 은행, 사모펀드 등 전체 기관계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17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연기금이 기관 순매수를 주도한 셈이다.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수는 지난해 말부터 지속됐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을 제외하고 꾸준히 사들였다.
이같은 연기금의 매수세로 지난해 12월 9일 2360선까지 후퇴했던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 25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68p(1.23%) 오른 2527.49에 장 마감해 지난해 11월 25일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최근 한달간 상승률도 1.23%에 이른다.
연기금 매수세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다. 또 이차전지와 에너지주도 대거 담았다. 삼성전자를 3486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1592억원어치 각각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1, 2위에 올렸다. 그 뒤로 삼성전기(929억원), SK이노베이션(849억원), 기아(806억원) 등 순이었다.
국내 증시의 저점 통과 인식이 확산되면서 연기금의 매수세에 불이 붙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 부진 등으로 반도체주 중심으로 외국인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관련주들의 낙폭도 커졌다. 이에 비해 연기금은 투자 기회로 보고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글로벌증시 전체를 봐도 국내 시장은 매력적인 구간"이라며 "밸류에이션상 매력 있다는 판단을 연기금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반도체 상위 종목들은 지난해 고점에서 약 40% 급락했다. 연기금이 저점 시그널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직전 저점을 다시 뚫고 내려가는 게 아니라면 지금은 (본격 상승을 앞둔) 새로운 사이클이 예열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연기금 투자 여력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국내주식 비중을 15.4%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말 투자 포트폴리오상 국내주식은 12.3%로 여전히 3.1%p가량 추가 매수여력이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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