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시집 보내는 예비 장모, 사위에 '강도' 취급
'딸 보내는 섭섭함'이라지만 남자 모친 '분통'
'딸 보내는 섭섭함'이라지만 남자 모친 '분통'

[파이낸셜뉴스] 상견례 자리에서 예비 사위에게 '딸 빼앗은 강도'라고 칭하며 눈물 흘린 장모 때문에 결혼을 반대하고 싶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위 될 사람을 딸 빼앗은 강도, 도둑이라는 사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남동생의 이야기라고 밝힌 A 씨는 "남동생은 35세, 여자 친구는 34세로 2년 연애 후 결혼 이야기가 나와 진행 중이고, 지난 주말에 상견례를 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동생이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는 모친 명의다. 모친은 결혼 선물로 명의를 변경해 주기로 했다.
신혼집 문제와 결혼 비용 부담…결국 갈등으로
하지만 여자 친구는 "부모님께서 신혼집을 친정 근처 아파트로 구하길 원한다. 그 집을 팔면 안 되겠냐"고 요구했다. 회사와 1시간 걸리는 거리임에도 여자 친구가 강력하게 원하니 동생도 그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결국 A 씨 어머니는 "너희가 살 집이니 편한 대로 해라. 마음에 드는 집 구하면 지금 집 팔아서 (비용을) 대주겠다"고 했다.
A 씨는 "동생 부부는 예물, 예단 모두 챙기지 않기로 했다. 근데 여자 쪽에서 동생 예복을 맞춰줘서 엄마가 답례로 가방이라도 사라며 500만 원을 현금으로 주셨다"라며 "근데 나중에 들어 보니 그 돈으로 가방을 안 사고 본인이 내야 할 결혼 비용으로 썼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생 부부는 결혼 준비에 드는 비용을 반절씩 하기로 했다더라. 이 얘기 듣는데 화가 나 동생한테 '머저리'라고 했다"며 "결국 우리 집 돈으로 집도 사고 결혼 비용까지 낸 거 아니냐"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예비 장모, 상견례 자리서 예비 사위 '강도' 취급
이외에도 예식장을 여자 쪽 가족들이 이동하기 편한 곳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러던 중 상견례 날에 일이 불거졌다.
동생의 예비 장모가 "우리 애 결혼 얘기 나온 후부터 잠을 못 자고 계속 눈물만 흘린다. 왜 이렇게 마음이 허한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A 씨 모친이 "저도 제 딸(A 씨) 결혼시킬 때 마음이 안 좋았다. 외동딸이니 더 서운하실 것 같다. 그 마음 이해한다"고 위로했으나, 예비 장모는 "사돈은 어떠셨을지 몰라도 지금 제 심정은 강도한테 제 딸 강제로 빼앗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A 씨는 "싫다는 사람 억지로 꾀어내서 결혼시키는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좋아서 연애하다가 결혼하겠다는데 저게 사돈 될 사람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 않냐"며 "참다못한 엄마가 '강도 취급은 너무하시지 않냐'고 했는데 재차 '도둑한테 딸 빼앗기는 심정'이라고 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남자 모친 '강도' 취급에 속상함 토로
결국 A 씨 모친은 "그렇게 서운하면 결혼시키지 마셔라. 저도 귀하게 키운 아들을 강도나 도둑 취급하는 집에 보낼 마음 없다"면서 상견례장을 빠져나갔다.
A 씨는 "동생 여자 친구가 따라 나와서 '엄마가 너무 섭섭해서 저러신다. 이해해달라'고 했지만, 부모님은 가만히 듣고만 있던 여자 친구한테도 실망이 크다고 한 소리 하셨다"면서 "그 이후 우리 집은 동생의 결혼을 반대하는 중"이라고 토로했다.
동시에 "동생 역시 엄마의 설득에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근데 여자 친구와 사내 연애라서 마주칠 때마다 사정한다더라. 오히려 내 동생한테 무슨 이런 일로 파혼하냐고 예민하다고 한다"며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진짜 하나밖에 없는 딸 시집보내기 섭섭해서 하소연하는 걸 우리 가족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유난 떠는 거냐. 객관적인 시선이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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