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해 발급을 중단한 카드가 600개에 육박했다. 전년도와 비교하면 약 30%가 늘어났다. 발급이 중단된 카드의 상당수는 수익성은 낮지만 소비자들에게는 혜택이 많은 '알짜카드'로 평가된다. 카드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본업인 신용판매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알짜카드 단종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에 나선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는 지난해 595개 카드에 대해 발급을 중단했다. 전년도인 458개와 비교하면 29.9% 늘었다. 또 지난 2022년(101종)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단종 카드 중에는 '알짜카드'가 많다. 연속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 수익이 악화되자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수익 악화는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의 영향이다. 지난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은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분석해 우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는 제도다. 도입 이후 네차례 적격비용이 재산정됐고, 모두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됐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며 "카드사는 비용절감을 위해 희망퇴직이나 무이자 할 수 축소 등 여러 노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카드 업계의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연초부터 '알짜카드' 단종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BC카드의 경우 다음달 'BC 바로 에어플러스 스카이패스' 카드의 신규 및 추가·갱신 발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해당 카드는 지난 2023년 2월에 출시됐으며 전월 이용실적 없이 국내·외 결제 금액 1000원당 기본 1마일리지 적립과 월 누적 이용액 100만원당 보너스 200마일리지를 한도 없이 적립해 주는 혜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단종 소식에 카드 신청이 급증하면서 발급 및 배송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현대카드는 알짜카드로 불리는 '네이버현대카드'를 단종하고 새로운 '네이버현대카드2'를 출시했다. 과정에서 혜택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혜택 축소에도 나서고 있다. 현재 전업 카드사 가운데 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지난해 10월 2년 만에 부활했지만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은 새해 들어 모든 카드사에서 자취를 감췄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는 위축됐고, 금리인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조달비용이 줄지 않고 있다"며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 구조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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