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각 진영, 입장 차 커 러-우 간 평화협정의 체결은 결코 쉽지 않을 듯
전문가 "트럼프 2.0. 러시아 이어 우크라에도 '최대압박 카드' 내놓을 것"
"한국, 트럼프와 거래 위한 최대압박에 유효한 대응카드 꼼꼼히 점검해야"
"유라시아 전장 넘어 북한군 2차 파병... 한국, 대응 카드 전략 설계 시급"
[파이낸셜뉴스]
전문가 "트럼프 2.0. 러시아 이어 우크라에도 '최대압박 카드' 내놓을 것"
"한국, 트럼프와 거래 위한 최대압박에 유효한 대응카드 꼼꼼히 점검해야"
"유라시아 전장 넘어 북한군 2차 파병... 한국, 대응 카드 전략 설계 시급"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내달이면 3년을 넘긴다. 취임 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내겠다던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으로 종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28일 국방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러-우 전장에서 올해 들어 러시아군은 서울의 넓이(605㎢)의 약 4.5배에 해당하는 2700㎢의 우크라이나 영토를 추가로 점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추산에 근거한 것으로 지난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465㎢)보다 약 5.8배나 넓은 것이다.
ISW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모두 11만649㎢로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5분의 1가량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의 국토면적은 크림반도를 포함해 60만3500㎢으로 남한(10만188㎢)의 약 6배 정도의 크기다.
지난해 우크라이나도 주력 전력이 묶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부를 점령하고 장거리 드론 등을 이용해 모스크바와 러시아 본토 곳곳을 타격하는 등 저항과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유럽 국가들도 트럼프 시대, 우크라이나 지원과 안보 비용 증가 등 피로도가 누적됨에 따라 해법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이번 러우 전쟁을 끝내는 조건으로 점령지는 어떻게 할지, 안전 보장은 어떻게 할지 등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쿠르스크에 용병으로 투입된 북한군 1만2000여명 가운데 3분의 1 규모인 4000여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국제유가를 끌어내리고 추가 제재도 가할 수 있다는 카드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내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유가가 떨어지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즉시 끝날 것이다. 지금은 유가가 전쟁이 계속될 만큼 높다"고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정부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거듭 말했듯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단기적인 휴전이 목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도 극도로 부정적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미국이 빠진 안보 보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그는 지난 21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전후 안보 보장을 위해 유럽 전체에서 최소 20만명명의 평화유지군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이 전쟁은 공정한 결과로 끝나야 하며, 다시 전쟁을 겪을 여지를 남겨둬서도 안 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영토와 크림반도에서도 모든 러시아인을 몰아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현실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보내 전후 상황을 감시하는 것도 유럽의 몫이라고 인식하며, 현재 점령지를 인정하는 선에서 휴전 협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도 미국을 중심으로 무기 지원 축소를 거론하며 협상을 압박하진 않을지 변환점을 맞아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상당히 민감한 시점이다.
이러한 복잡한 국제 정세로 미루어 러-우 간의 평화협정 체결은 결코 간단하진 않을 전망이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본지에 "집권 후 24시간 내에 러-우 전쟁을 끝내겠다고 선언했지만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러시아에 대한 최대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는 러시아를 향해 '터무니없는 전쟁을 멈추라'며 그렇지 않을 시 고강도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며 "러시아로 그치지 않고 그다음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압박 카드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우전쟁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며 '△현 점령 상황을 기준으로 일단 휴전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고 △2022년 2월 24일 이전의 국경으로 돌아가는 방법과 △현 점령지를 국경으로 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가입을 승인하고 이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유럽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와 평화유지와 안전보장 역할'을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 교수는 "트럼프의 최대압박은 유라시아 전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북한군이 파병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도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며 "2차 파병을 해야 하는지 북한 자신은 미국의 최대압박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여러 셈법을 가동시키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유라시아와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연결되는 ‘지정학적 융합’의 기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며 "한국도 트럼프의 거래를 위한 최대압박에 유효한 대응카드를 꼼꼼하게 점검해야만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단지 ‘트럼프 리스트’가 아닌 ‘트럼프 정책 대응’이라는 차원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하고 "트럼프 2기 출범은 거래공식이 난무하는 불확실성 속에서 국익과 안보를 챙겨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될 것이고 그렇기에 전략적 사고와 전략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고 중요해졌다"고 반 교수는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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