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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죄 지어 감옥 가는 일본 노인들…"거기선 외롭지 않아"

뉴스1

입력 2025.01.29 08:01

수정 2025.01.29 08:0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 일부러 죄를 지어 감옥에 가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최근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노인을 위해 각종 정책을 개발하는 일본이지만 생활고와 외로움 때문에 감방행을 택하는 노인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2년까지 65세 이상 수감자 수가 거의 4배 증가했다. 이는 고령층의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데, 그 이유는 일부 여성 노인에게는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가는 것이 유일하게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됐기 때문이라고 CNN은 보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 중 20%가 빈곤 속에 살고 있다.
이는 OECD 38개 회원국 평균 14.2%에 비해 상당히 높다(한국은 일본의 두배인 40.4%다).

지난해 3월 일본 TBS뉴스에 따르면 전국 교도소에 약 3700명의 여성 수감자가 있으며 이들 교도소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이들 고령 수감자는 많은 수가 출소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재수감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키요라는 81세 여성은 음식을 훔친 죄로 60대 때 투옥됐다가 거의 20년 후 다시 물건을 훔쳐 교도소에 투옥됐다. 이번에는 살기 위해 범죄를 저질렀다. 감옥에 들어오기 전 그는 아주 적은 연금으로 살고 있었는데, 돈은 40달러(약 5만7000원)도 남지 않았는데 다음 연금일까지 2주나 남아 있었다. 43세의 아들은 아키요에게 자주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막말을 했고 아키요는 '살 이유가 없다'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 상황에서 들어온 교도소는 아키요에게 도리어 바깥세상보다 좋았다. 그는 "이 감옥은 사람들이 아주 좋다"면서 "아마도 이번 생활이 내겐 가장 안정적인 삶일 것"이라고 말했다.

감옥에서 제공하는 정기적인 식사, 무료 의료, 노인 간호와 함께 이러한 동료의식은 노인 여성에게 큰 매력이 됐다. 감옥 내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것도 문제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도쿄 북쪽에 위치한 일본 최대 규모 여성 교도소인 도치기 교도소 같은 경우 서비스가 보통의 교도소와는 다르게 변했다. 교도소 측은 "이제 우리는 수감자들의 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돕고, 식사를 도와야 한다"면서 "이곳은 이제 범죄자들로 가득 한 감옥이라기보다 요양원처럼 됐다"고 설명했다.


한 교도소 직원은 "가능하다면 한 달에 2만~3만엔(약 18만~27만원)을 내고 여기서 영원히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노인 인구가 너무 빠르게 증가해 2040년까지 272만명의 간병인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옥도 마찬가지 상황이라 교도소 측은 "간호 자격을 갖춘 수감자들이 다른 노인 수감자들에게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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