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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170명, 승무원 6명 등 비상탈출 성공
이 과정에서 3명 타박상 등 경상으로 치료
승객들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화재 시작"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발화 추정돼
승객 "탈출 과정서 안내 방송 없었다" 주장
향후 안전 지침 준수 여부 관건될 듯
이 과정에서 3명 타박상 등 경상으로 치료
승객들 "기내 수하물 선반에서 화재 시작"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에서 발화 추정돼
승객 "탈출 과정서 안내 방송 없었다" 주장
향후 안전 지침 준수 여부 관건될 듯
![지난 28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항공기에 탑승해 있던 승객 169명과 승무원 7명 모두 전원 탈출했다. 뉴시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1/29/202501290846206662_l.jpg)
[파이낸셜뉴스] 설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항공기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과 승무원 176명은 비상탈출하는 데 성공해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탈출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을 두고 기내 보조배터리 화재 등이 의심되는 가운데, 승객 일부는 "안내 방송이 없었다"고 말해 안전 규정 준수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3만5000 파운드 실린 항공기 화재... 1시간 16분 만에 진화
29일 항공업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0시 15분경 김해공항 주기장에서 승객 169명과 승무원 6명, 탑승정비사 1명 등 176명을 태우고 홍콩으로 떠나려던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꼬리 쪽 내부에서 불이 났다. 기내에 불꽃이 튀면서 승객과 승무원은 비상구 문을 열고 비상용 슬라이드를 이용해 모두 탈출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승객 3명이 타박상 등 경상을 입어 근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항공기는 화재 1시간 만에 완진에 성공했지만, 반소했다. 승객 중에는 외국인 22명(중국 18명, 미국 2명, 영국 1명, 필리핀 1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한 승객들은 전원 대합실로 이동해 건강상태를 확인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국인 승객은 귀가 교통비가, 외국인 승객은 숙박 지원이 각각 이뤄졌다고 에어부산 측은 설명했다.
승객들은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뒤 연기가 났다고 주장했다. 기내 보조배터리나 전자 기기에서 불이닸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불이 확산되며 연기가 치솟고 빠른 속도로 앞쪽으로 옮겨붙으며 소방당국은 오후 10시 38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소방차 68대와 인력 13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에 총력전을 펼쳤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이다.
당시 항공기는 이륙 직전으로, 항공유 3만5000파운드가 실려 있었다. 소방당국은 불길이 연료탱크 쪽으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다행히 불은 이날 오후 11시 24분 초진, 화재가 발생한지 1시간 16분 만인 11시 31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화재 여파로 대만행 이스타 항공 비행기와 필리핀행 진에어 비행기 등 2편이 각각 40여분 지연 출발했다. 김해공항 운항 시간은 오후 11시까지여서 이후 심야에 출발·도착하는 항공기는 없다.
29일 김해공항 운항 예정인 국내선 33편, 국제선 49편 등 총 82편은 정상 운항할 예정이었다. 전날 발생한 화재 여파로 국제선 1편, 국내선 8편은 결항조치됐다.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항공기(기종 A321) 후미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나 승객 170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76명이 긴급 대피했으며, 이 과정에서 3명이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진은 29일 새벽 진화가 완료된 에어부산 항공기 모습. 뉴시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1/29/202501290206175906_l.jpg)
인명피해 없었지만 "안내 방송 없었다" 논란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2007년 10월 30일 제작된 기령 17년의 에어버스 기종이다. 2017년 5월까지 에어부산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다가 넘겨줬다.
에어부산은 지난해까지 12년간 사고는 물론 준사고가 1건도 없어 항공편 수가 10만편 이상인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10년 이상 무사고 기록을 유지해 왔으나 이번 사고로 그 기록이 깨졌다.
무사고 기록을 유지했던 에어부산이었지만, 전날 화재를 두고는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승객은 "승객들이 전부 착석하고 벨트까지 맨 후 뒤쪽에서 '불이야'하는 소리가 났다"며 "별도로 화재에 대한 안내 방송은 없었고 연기가 앞쪽까지 밀려왔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은 "화재가 난 좌석 주변 승객을 나오라고 하지도 않았고 승무원이 '짐 놓고 나가라'는 말도 없어 자기 짐 챙기는 승객과 탈출하려는 승객으로 아수라장이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경찰·소방과 협의해 사고 원인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조사 결과 전이라도 우선적으로 개선 조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도 대표이사 주관으로 초동조치팀 및 비상대책반을 가동 중이며,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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