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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지켜야죠"…설 연휴에도 뛰는 112 상황실 사람들

뉴스1

입력 2025.01.29 12:00

수정 2025.01.29 12:00

박종민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4팀 경감이 설 연휴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2025.01.29./뉴스1 박건영 기자
박종민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4팀 경감이 설 연휴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2025.01.29./뉴스1 박건영 기자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가 설 연휴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2025.01.29./뉴스1 박건영 기자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근무자가 설 연휴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2025.01.29./뉴스1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명절이라고 범죄자들이 쉬기라도 하나요. 누군가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죠."

민족 대명절 설날을 하루 앞둔 지난 28일 오전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설 당일까지 이틀간 연속 근무를 하게 된 8명의 상황4팀 직원들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신고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긴 연휴 속 휴일을 반납하고 일터에 나왔지만, 한 명의 직원도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신고를 접수했다.

귀성길에 오른 많은 차로 인한 도로 정체를 해소해달라는 신고부터 오랜만에 만난 친척 간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까지.

몰려드는 명절 단골 신고 전화를 받다 보면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느낄 겨를도 없다. 직원 한 명당 접수한 신고만 일평균 150건이 넘는다.

상황4팀 최고참인 김종민 경감(55)은 "평소보다 신고 건수가 늘어나지는 않지만, 근무 인원이 줄다 보니 체감상 명절 연휴가 더 바쁘게 느껴진다"며 "상황실 근무가 오래된 편인데도 명절 연휴엔 신고 처리를 하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로 11년째 상황실에서 근무하면서 명절날 친척들의 얼굴을 본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보통 명절 전이나 후에 고향 집을 찾다 보니 친척들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설이 지난 뒤에야 고향인 강원도 삼척에 내려가 부모님을 찾아뵐 예정이라고 했다.

김 경감은 명절에 함께해 주지 못한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자녀들이 여느 또래들처럼 명절을 보내지 못해 친척 형제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는 "연휴 기간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며 "예전에는 이런 것들이 서글퍼 직업을 잘못 선택했다고 후회한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큰 보람을 느끼며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직원들의 사정도 김 경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상황실 근무 1년 차인 허지훈 경사(40) 역시 가족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다.

허 경사는 이전에 있던 교통 부서 때부터 연휴에는 근무 때문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흔한 명절 연휴의 가족여행은 그에겐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여기에 하루 종일 마치 교통 정체가 경찰의 탓인 것처럼 항의하는 신고나 낮부터 술에 취해 막말하는 신고 전화를 받다 보면 더 이상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다.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는 것은 '명절에 덕분에 푹 쉰다'는 가족이나 친구들의 따뜻한 격려의 말이다. 남들에게는 사소할지 몰라도 고달픈 명절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큰 동력이다.

허 경사는 많은 신고 전화를 접하게 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됐다고 한다.

허 경사는 "명절 연휴엔 외로움을 호소하는 독거노인분들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며 "안타까운 분들의 사연을 듣다 보면 가족에게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온한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누군가 해야 되는 일을 제가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근무하겠다"고 했다.

이번 설 연휴(25일~27일)에 충북경찰청에 접수된 문의와 신고 전화는 모두 3929건으로 하루 평균 약 1300건이었다.

충북경찰청은 설 연휴 기간 4개의 상황팀이 24시간 교대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사상황 발생 시 지원 인력들을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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