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확 바뀐 美 정부 입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보조금 못받나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30 08:00

수정 2025.01.30 08:00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보조금 지급 말할 수 없다"
보조금 규모 삼성 약 6조 8565억 원, SK하이닉스 약 6681억 원
반도체 보조금 지급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상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이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급하기로 약속한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유예를 시시하는 발언을 했다. 본인이 내용을 검토하기 전에는 보조금 지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이 바이든 정부에서 약속받은 보조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생겼다.

바이든 정부 거래? "나는 모른다"

29일(현지시간) 미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하겠냐는 질문에 러트닉 지명자는 "말할 수 없다"면서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을 위해서 자신이 계약을 읽고 분석해 이해해야 할 것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러트닉 지명자는 "서명한 계약이 거래인지 어떻게 아느냐"면서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이 취임하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체결한 보조금 지급 계약을 검토해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기간 반도체법을 비판한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 반도체법 보조금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때문에 전임 바이든 정부는 이런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기업들과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12월 19일에 SK하이닉스, 지난해 12월 20일 삼성전자에 보조금 지급을 확정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47억 4500만 달러(약 6조 8565억 원), SK하이닉스는 4억 5800만 달러(약 6681억 원)의 보조금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러트닉 지명자는 미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 취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 주도권을 외국에 내준 상황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전임 바이든 정부와 엇비슷한 입장이다. 반도체법과 관련, 러트닉 지명자는 "반도체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훌륭한 착수금"이라면서도 "우리가 그것들을 검토해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이 반도체를 시작했지만 TSMC가 그랬고 반도체를 우리한테서 가져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 혁신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고 싶다"며 "그런 기업과 제조업과 혁신을 가져와서 미국에서 제조하게 하자"고 덧붙였다.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첨단기술 견제 방침도 밝혀

그는 "우리의 훌륭한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왔다"며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도 예고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 등 그들은 우리를 이용한다"면서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다"고 덧붙였다.

이날 러트닉 지명자는 중국에 비판적인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중국의 첨단기술 개발을 견제하기 위한 수출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를 비롯해 중국의 정보기술 위협과 관련, 그는 "우리는 우리의 혁신을 장려해야 하며 중국을 그만 도와줘야 한다"고 답했다. 러트닉 지명자는 "중국이 우리와 경쟁하려면 경쟁하도록 두자"면서도 "우리의 도구를 사용해 우리와 경쟁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트닉 지명자는 관세를 특정 품목으로 제한하기보다 한 국가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난 일괄관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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