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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갔던 양매도 ETN, 성과 부진에 쇠락의 길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30 18:08

수정 2025.01.30 18:08

증시변동성 커져 투자매력 급감
5년간 12개 상폐… 4개만 남아
잘 나갔던 양매도 ETN, 성과 부진에 쇠락의 길

일정 구간에서만 벗어나지 않으면 수익을 안겨줘 한창 인기를 끌었던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 고조로 지수의 박스권 이탈이 늘면서 성과가 부진해졌고, 결국 상품은 4개밖에 남지 않았다.

30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OTM'은 지난 23일 상장폐지됐다. 발행사인 미래에셋증권 신청에 의한 조치로, 상품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실제 거래소 규정상 지표가치(IIV)가 전일 종가 대비 80% 이상 하락 △종가 기준 IIV가 1000원 미만 △괴리율 100% 이상 등에 해당하면 조기 청산이 이뤄질 수 있다.
해당 상품 청산에 따라 국내엔 양매도 ETN이 4개만 남게 됐다. 합산 지표가치총액은 8154억원이지만, 그 중 하나인 '삼성 코스피 양매도 5% OTM' 수치는 90억원이 채 안 되는 상황인 만큼 조기 청산 여지가 있다.

게다가 ETN은 만기가 정해져있다. 마지막 상품(2028년 11월 13일) 만기 도래 전 추가 상장이 없으면 해당 시장은 문을 닫는 셈이다.

양매도는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 매도하는 전략으로,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 옵션 프리미엄을 수취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선을 벗어나면 초과분만큼 손실로 산정되고 상품 가격에도 반영된다.

예를 들어 '코스피 양매도 3% OTM' 지수를 따르면 옵션 만기일 기준 월별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3% 안에 있어야 수익을 낸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해당 상·하한선 내부에서 횡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대표지수가 이에 적합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판단되면서 첫 상품이 나온 2017년 이후 자금을 대거 흡수했다.

하지만 미국·중국 무역분쟁부터 시작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보호무역주의 강화, 각국 정치적 혼란에 이어 최근 미국 대선이나 탄핵 정국 등 경제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요소들 발생이 잦아지고 복잡해지면서 주가 지수 등락폭도 확대됐다. 이 과정을 수년 간 거치며 특정 구간 안에 머무르는 일 자체가 소위 '베팅'이 됐고, 안정성을 추구했던 양매도 전략의 투자 매력도 떨어지게 됐다. 실제 지난 2020년 초부터 이달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OTM'까지 포함해 5년 간 총 12개 상장폐지가 단행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론 각종 대형 요인들이 해소되고 지수가 3% 내지 5% 정도의 변동성만 유지하는 흐름으로 돌아온다면 양매도가 재차 각광을 받을 여지는 있다"면서도 "다만 이미 시장 전반적 거래가 비활성화 된 만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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