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커피·햄버거 잇달아 올라
컵밥·소스류도 10% 넘게 인상
업계 "원재료비 상승에 불가피"
고환율에 수입물가 상승세 지속
국내 소비자물가 더 오를 가능성
컵밥·소스류도 10% 넘게 인상
업계 "원재료비 상승에 불가피"
고환율에 수입물가 상승세 지속
국내 소비자물가 더 오를 가능성

설 명절 이후 소비자의 물가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각종 식재료, 식품은 물론 커피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도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은 비용 상승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약해진 권력 공백기를 틈탄 기습 인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때다 싶어 슬금슬금?
3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4일부터 스타벅스코리아, 할리스커피, 폴바셋 등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일제히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최근 5개월 사이 3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할리스는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렸다.
대표 햄버거 외식 브랜드인 버거킹도 일부 제품 가격을 100원씩 인상했다. 버거킹의 대표 메뉴 와퍼는 7100원에서 7200원으로, 갈릭불고기와퍼는 7400원에서 7500원으로 조정된다.
다른 식품기업들도 이달 줄줄이 먹거리 가격을 올렸다. 오뚜기 컵밥 12.5%, 청정원 소스류가 평균 19.1% 인상됐고 박카스 가격도 3월부터 11% 오른다.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 인건비, 환율 상승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인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왔으나, 원자재 비용 상승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탄핵 사태로 정부가 혼란한 틈을 타 슬금슬금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눈초리가 거세다.
윤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정부의 그립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정부는 그간 물가 체감도가 높은 식품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에 물가 담당자를 지정하며 집중적인 가격관리를 해왔다. 또 가격 인상을 자제시키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격 인상 계획을 통지만 하면 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제품 가격 인상 기조가 강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주요 식품·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고환율에 수입·생산자물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00원대 고환율도 물가불안 요인이다. 높아진 환율은 원자재 수입에 가격 부담을 높이고, 이것이 1~3개월 텀을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4% 상승해 석 달째 오름세를 나타냈다.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도 전월에 비해 0.4%p 상승폭을 키웠다.
환율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지난달 생산자물가도 두달 연속으로 올랐다. 특히 감귤, 무, 닭고기 등 서민 밥상에 자주 오르는 농축산물 값이 뛰면서 소비자물가에 상방 압력을 키웠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공급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생산원가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당국도 경계심을 높이는 양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물가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니냐 정도로 톤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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