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상해 혐의로 징역 1년·집유 2년
재판부 "위험한 물고 들고 찾아가 폭력"
재판부 "위험한 물고 들고 찾아가 폭력"

[파이낸셜뉴스] 자신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대를 찾아가 항의하던 중 뺨을 맞고 격분해 상대방의 사타구니를 수차례 걷어찬 60대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뺨을 때린 상대방에게는 벌금형 집행유예가 내려졌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성화 판사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황모씨(6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씨(70)에게는 벌금 7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황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세탁소를 비워달라며 김씨가 명도 소송을 제기하자 지난해 7월 셔터를 내릴 때 쓰는 길이 약 90㎝, 두께 약 1~2㎏의 쇠막대기를 들고 김씨 거주지에 찾아갔다.
항의 과정에서 김씨가 황씨의 뺨을 한 차례 때리자, 격분한 황씨는 김씨의 사타구니 부위를 여러 차례 걷어찼다. 이로 인해 김씨는 복벽 타박상, 농양을 동반하지 않는 부고환염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에서 황씨 측 변호인은 "쇠막대기는 계단에 오를 때 사용하기 위해 휴대한 것뿐"이라며 "범행에 쓸 의도가 없었기에 특수상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쇠막대기로 피해자 신체를 직접 가격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은 쇠막대기를 들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범행에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분명히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 특수상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위험한 물건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해야 하는 것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특수상해 범행을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제기했다는 점으로 주거지에 위험한 물건을 들고 찾아가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 김씨의 경우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황씨의 폭력에 대항하려다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