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목뼈 부러지고, 신장 파열된 '김 일병'..."27분간 119신고도 안했다" 아버지의 분노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31 13:35

수정 2025.01.31 14:06

선임 짐까지 37kg 지고 산길 오르다 사망
유족 "군 헬기가 구조 못해 2시간 또 지연"
/MBC 보도화면 캡처
/MBC 보도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육군 일병이 임무 수행 중 산길에서 굴러 숨지는 사건이 약 두 달 전 발생한 가운데, 유족들은 군의 대처가 미흡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고 김도현 일병은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10시쯤부터 이 모 하사, 상병 2명과 함께 훈련장소인 아미산을 올랐다.

이날 산을 오르던 중 상병 1명이 다리를 다치면서 김 일병이 선임 상병 짐까지 지게 됐다.

본인 짐인 25kg 장비와 상병 짐인 12kg 장비를 번갈아 올려놓는 식으로 산길을 계속 올랐다. 어느 순간 사라진 김 일병은 등산로를 벗어난 곳에서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다친 채 발견됐다.



임무를 수행하던 지역은 절벽으로 형성된 곳으로 기본적인 경사도가 30·40도, 심한 곳은 70·80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일병을 발견한 이 하사는 27분 뒤에야 119에 신고를 했다.

김 일병의 아버지는 "(이 하사가) 군 안에 있는 소대장인 상사한테 전화를 한다. 119 소방대원한테 신고도 안 하고 그 27분이라는 동안 그런 식으로 해서 모든 시간을 다 낭비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심지어 군 헬기와 산림청 헬기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 구조 시간이 더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군 헬기는 그대로 돌아갔고, 사고 신고 약 2시간 반 만에 강원소방 헬기가 출동해 김 일병을 구조했다.

부검 결과 김 일병은 산길에서 굴러 목뼈가 부러지고 신장이 파열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은 신고와 구조가 늦어지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강원경찰청은 김 일병 사고를 신고한 하사와 사고를 보고받은 상사 등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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