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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한파 속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빵을 훔쳐 달아난 노숙인에게 처벌이 아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경찰관들의 사연이 전해졌다.
3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1시 20분쯤 경기 남양주시의 한 제과점에서 “어떤 남성이 빵을 훔쳐 달아났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남양주북부경찰서 진접파출소 경찰관들은 가게 CCTV를 통해 70대 남성 A씨가 빵 2개를 훔쳐 도주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의 동선을 추적해 신상을 파악했으나, 주소지로 등록된 집에서는 그를 찾을 수 없었다.
사건 이틀 뒤 순찰을 하던 윤재성 경위와 김용구 경사가 한 다리 아래에서 A씨를 발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배가 고파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월세를 내지 못해 약 3개월 전부터 다리 밑에서 노숙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윤 경위와 김 경사는 A씨를 당장 처벌하기보다 생계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쉬는 날에도 직접 발로 뛰며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A씨가 식료품 지원과 긴급생계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A씨는 현재 읍사무소가 마련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병원 진료와 함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지원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3개월 동안 편의점과 마트, 제과점 등에서 라면과 빵 등을 절도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날도 추워지고 A씨의 건강도 우려돼 뭐라도 도울 수 있게 읍사무소 복지 담당과 연결해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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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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