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1월 3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을 시작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이 차례대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이 열리기 전 발표된 미국의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예상에 부합하면서 초반에는 흐름이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2월 1일부터 관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나빠졌다.
백악관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는 25% 관세를, 중국 제품에는 기존 관세에 10% 관세를 더 붙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미 인공지능(AI) 정책에 관해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3%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가 엔비디아에 AI 반도체 가격 인하를 압박할지도 모르고,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가 공식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테슬라는 이틀째 상승했다.
3대 지수, 1월 한 달 일제히 상승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이날 흐름이 좋지 않았다.
다우가 전장대비 337.47 p(0.75%) 하락한 4만4544.66으로 미끄러졌다.
S&P500은 30.64 p(0.50%) 내린 6040.53, 나스닥은 54.31 p(0.28%) 밀린 1만9627.44로 떨어졌다.
3대 지수는 다우만 빼고 주간 단위로도 모두 내렸다.
나스닥이 1.6%로 낙폭이 가장 컸고, S&P500은 1% 내렸다. 나스닥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27일 3.07% 폭락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우는 0.3%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3대 지수는 1월 한 달 전체로는 모두 큰 폭으로 올라 올해 주식 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다우가 4.7% 폭등해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고, S&P500은 2.7%, 나스닥은 1.6%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대개 1월에 증시가 상승하면 그 해 전체로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엔비디아 급락
엔비디아는 다시 급락했다.
트럼프가 이날 황 CEO를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눌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다시 딥시크 불안감이 매도세를 부추겼다.
엔비디아는 4.58달러(3.67%) 급락한 120.07달러로 떨어졌다.
다만 차트 분석가들이 분수령으로 지목하고 있는 200일 이동평균선 주가 120달러는 간신히 지켰다.
엔비디아는 27일 17% 폭락 충격으로 인해 지난 1주일 전체로는 약 16% 폭락했다.
1월 한달 엔비디아는 11.84% 폭락했다.
테슬라는 이틀을 내리 올랐다. 기대 이하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일론 머스크 CEO의 낙관 전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은 장중 419.9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트럼프 관세 발표가 나온 뒤 상승폭을 대거 반납했다. 테슬라는 결국 4.32달러(1.08%) 오른 404.60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는 지난 1주일 0.49% 하락했다. 그러나 1월 한달 동안 0.19% 올랐다.
양자컴퓨터 반등
양자컴퓨터 종목들은 모처럼 반등했다.
다만 트럼프 관세 발표 직후 상승폭이 크게 좁혀졌다.
아이온Q는 0.68달러(1.75%) 상승한 39.49달러, 리게티는 0.87달러(7.07%) 폭등한 13.17달러로 뛰었다. 리게티는 장중 14% 넘게 폭등하기도 했다.
퀀텀컴퓨팅은 0.38달러(3.80%) 뛴 10.38달러, 디웨이브(D-Wave)는 0.30달러(5.32%) 급등한 5.94달러로 올라섰다.
엑손, 셰브론 급락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미 양대 석유메이저 엑손과 셰브론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셰브론은 기대 이하 분기 실적에, 엑손은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우울한 전망에 발목이 잡혔다.
엑손은 2.74달러(2.50%) 하락한 106.83달러, 셰브론은 7.13달러(4.56%) 급락한 149.19달러로 미끄러졌다.
국제 유가, 하루 만에 하락
국제 유가는 트럼프의 관세 강행 방침에도 불구하고 요동친 끝에 소폭 하락했다.
미국 석유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캐나다와 2위 멕시코 석유에 관세가 매겨지면 유가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란 전망으로 유가 흐름은 요동쳤다.
유가는 그러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다시 내렸다.
트럼프가 1월 30일 밤 기자회견에서 석유를 제외할 가능성을 시사했고, 백악관은 31일 발표에서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석유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기대감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3월 인도분이 전장대비 0.11달러(0.14%) 내린 배럴당 76.76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월 물이 0.20달러(0.275%) 하락한 배럴당 72.53달러로 떨어졌다.
유가는 주간 단위로 모두 하락했다.
브렌트는 2.27%, WTI는 2.94% 급락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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