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이번 설 연휴 김해국제공항에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항공 여행 자체에 대한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제주항공 참사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긴 연휴로 기대감에 부풀었던 여행사들은 다시 숨죽인 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잇따른 사고에 항공기 탑승 불안감 '증폭'
2일 여행업계와 항공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김해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비행기 동체가 반소됐다.
당시 탑승 중이던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대피했고 그중 승객 6명이 경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는 2024년 12월 29일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여 만이다.
여기에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의 충돌 사고까지 겹치며 항공 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더 커졌다.
필리핀 세부 여행을 앞둔 임 모 씨(26)는 "저가항공(LCC)에서 계속 사고가 나니 걱정이 된다"며 "다른 항공권을 찾아보려 했지만, 수수료도 비싸고 안 갈 수도 없으니 그냥 타야 하지 않겠나. 비행기는 다른 교통수단과 다르게 선택지가 제한된 만큼 지연되고 취소되더라도 철저하게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고베 여행을 준비하는 김 모 씨(28)도 "국내에서 두 차례 사고와 미국 사고까지 겹치면서 예약을 미뤄야 할지 고민했다"며 "하지만 휴가 일정을 미뤄야 하고 위약금 등을 생각했을 때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취소하진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아직 여행 취소 많지 않지만"…숨죽인 채 예의주시하는 여행사들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항공 사고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여행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 이후 연이어 발생한 사고로 연휴 중 혹시라도 사상자가 있었을지 걱정이 됐다"며 "다행히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항공 참사에서 대규모 취소 사례가 발생한 것과 비교해 이번 에어부산 사고로 인한 예약 취소 사례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앞선 제주항공 참사 당시에는 사고 이틀 만에 6만 8000건의 항공권 취소가 접수된 바 있다.
에어부산 화재의 경우 아직 기체 자체의 문제로 인한 사고가 아닌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사망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어부산 사고는 기내 선반에 있던 배터리가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하나투어(039130) 관계자는 "제주항공 참사 때는 취소도 있었고 신규 예약에도 둔화 등 여파가 있었다"며 "다만 에어부산 사고 같은 경우에는 특별한 문의는 아직까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참사 이후 마케팅을 자제해 왔던 여행업계가 다시 모객에 기지개를 켜는 시점과 맞물렸다. 특히 이번 설 연휴는 최장 9일의 휴가를 떠날 수 있어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컸다.
모두투어(080160) 관계자는 "이번 화재 사고 이후에는 계속해서 정상 출발을 하고 있고 LCC 항공권 취소도 발생하진 않고 있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분위기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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