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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 된 AI… 세계 100대 기업에 한국은 '0'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02 19:28

수정 2025.02.02 21:30

中 딥시크 쇼크에 비상 걸린 韓
올트먼 "오픈소스 새 전략 필요"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글로벌 AI업계를 뒤흔들면서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AI 1위 업체인 오픈AI가 최근 전략 수정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도 AI 지원정책과 전략 측면에서 과감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가 AI업체 100대 기업을 선정해 만든 '글로벌 AI 지형도'에 한국 기업은 한 군데도 포함되지 않았다. 100대 AI 기업 중 가장 많은 곳을 보유한 나라는 59개 기업을 배출한 미국이었고, 2위는 10개사가 포함된 중국이었다.

'자본이 부족해 성과에서 밀린다'는 공식도 깨졌다.

딥시크가 공개한 개발비가 사실상 가장 큰 충격파라는 평가가 나온다. 딥시크의 추론형 AI 모델 '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AI의 'o1'을 앞선다. 딥시크가 개발한 AI 모델 'V3'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개발비용에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을 쏟아붓는 빅테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딥시크 AI 모델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개선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 개방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에 더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도 오픈소스로 파인튜닝한 AI 모델을 개발한다고 했었는데, 기술이 부족했던 것인지 우리 기업이나 정부가 답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서 지원한다는 것 외에 AI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잡고 있는지 추가 청사진을 빨리 내놓고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대 한국인공지능학회장(서울대 교수)은 "우리나라가 AI 인프라, 운용에만 투자할 게 아니라 기반기술도 중요하다고 얘기해왔는데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다가 훅 갈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AI에 투자를 안 한 것도 아닌데,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연구개발(R&D)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간 IT업계에서도 빠른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테크 크런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IT 전문매체인 레딧이 주최한 행사에서 "우리가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 있었으며, 다른 오픈소스 전략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지난 몇 년간보다 더 적은 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내 기업들은 딥시크가 공개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 AI모델을 만들고 있다. 최홍섭 마음AI 기술총괄 대표는 "마음AI는 이미 작년부터 온프레미스로 LLM(거대언어모델),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사업을 해왔는데 딥시크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딥시크는 중간에 한자가 나오는 문제 등이 있어 한국어를 더 잘하도록 파인튜닝해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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