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이어 EU까지 미국 트럼프 관세전쟁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한국의 수출 중심 유통업체들 역시 적신호가 켜졌다.
관세 대상국 포함을 비롯해 품목별 직접 규제나 개별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트럼프발 무역전쟁에 따른 고(高)환율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가격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현지 시장 공략에서 가격 대비 품질력으로 성장세를 이끌었던 만큼 현지 법인과 대응 방안이나 해외 영업 중심으로 리스크 최소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주요 식품업체와 뷰티, 패션기업들이 해외 영업본부를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K-식품의 대표 수출 기업 삼양식품은 미국 시장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6월 밀양 제2공장 가동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K-뷰티 인기 상승으로 미국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뷰티업계도 관세 대상국 확대, 개별 품목 관세 여부 등 여파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뷰티업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경우 당장 중국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을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뷰티 브랜드의 미국 수출 감소나 타격을 입을 경우 제품 생산량의 감소 여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코스맥스차이나의 경우 중국 뷰티 파트너사가 95%다.
패션업계 역시 미국 현지 브랜드와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 기업들도 수출 관세 부담 가중과 더불어 중국, 베트남 공장 등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다.
미국 수출 85%인 한세실업의 경우 베트남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관세 대상국이 베트남까지 확대되면 제품 가격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세 적용으로 미국 현지 브랜드사의 제조 의뢰가 제3국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어 OEM 기업으로서는 악재로만 볼 수는 없지만 당장 K-뷰티 기업 대부분이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 향후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가성비'로 성장하고 있는데 관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소비자 인식에 변화가 발생하면 모멘텀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고 짚었다.
고환율+관세 적용 시 가격 경쟁력↓…성장 모멘텀 '타격'
관세도 관세지만 고환율 장기화 등 '트럼프발 불확실성 리스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트럼프 관세전쟁이 본격화하자 달러·원 환율 2거래일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3일 종가 기준 1467.2원으로 마감해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으로 환율이 장중 1460원을 돌파했다.
오뚜기의 경우 대표 라면 브랜드 '진라면'을 글로벌 수출용 패키지(‘JIN’) 변경을 통해 오는 4월부터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그에 앞서 지난 20일 미국 최대 식품박람회 '2025 윈터 팬시 푸드쇼'(2025 Winter Fancy Food Show)에 참가해 현지 반응을 살폈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까지 트럼프 관세에 대해 주시하면서 일단 기존 계획대로 4월 전 'JIN' 브랜드에 대한 본격적인 글로벌 이벤트를 전개할 계획"이라면서 "아직까지는 우려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지만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회사 내부적으로는 관세보다는 환율을 더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와 관세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산업계 전반에 걸쳐 논의가 필요하며 정부,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수출 기업의 법인세 감면이나 수출 바우처·보조금 등 세제 혜택과 환리스크·관세협상·수출통관 등 범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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