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바이애슬론이 '특별 귀화'로 우수 선수를 데려온 지 9년 만에 값진 결실을 보았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은 유럽이 초강세를 보이는 종목인데, 한국 바이애슬론은 올림픽은커녕 아시안게임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러시아 출신 귀화선수 예카테리나 아바쿠모바(34·전남체육회)는 11일 중국 야부리 스키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에서 22분45초4를 기록, 멍판치(22분47초8·중국)를 2초4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바이애슬론이 동계 아시안게임 초대 대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맨 위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바이애슬론이 첫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수 있었던 건 특별 귀화의 힘이 컸다.
지난 2016년 우리나라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 총 19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태극마크를 부여했다.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예카테리나, 티모페이 랍신, 스타로두베츠 알렉산더, 안나 프롤리나 등 러시아 선수 4명이 귀화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귀화 선수의 합류로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도 다시 써졌다. 예카테리나와 랍신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각각 여자 개인전, 남자 스프린트 16위에 오르며 한국 바이애슬론 올림픽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예카테리나와 랍신은 2022 베이징 대회까지 2회 연속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한국 바이애슬론을 이끌었다.
특히 예카테리나는 강산이 한 번 변할 만큼 세월이 흐르고, 큰 주목을 받지 못해도 꿋꿋하게 한국 바이애슬론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이번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랍신이 대표팀 명단에 오르지 못했으나 예카테리나는 이번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첫 동계 아시안게임을 준비했다.
그런 예카테리나가 버티고 있기 때문에 한국 바이애슬론도 하얼빈 대회에서 여자 스프린트 입상을 기대했다. 대한체육회와 종목 단체가 예상한 이 종목 성적은 동메달이었는데, 예카테리나는 기대를 뛰어넘어 사상 처음으로 동계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새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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