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금 수요가 치솟자 유통업계에서도 '금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홈쇼핑 업계는 장기 무이자 할부가 가능해 금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물량 확보가 어려워 방송 편성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가격은 이날 종가 기준 1g당 16만900원으로, 금 거래소가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2월 들어 급격히 금값이 치솟으면서 지난 3일 1g당 13만8000원에서 열흘 만에 16.6% 뛰었다.
대표적인 금 유통채널인 홈쇼핑업계도 지난 2월 골드바, 순금 주얼리 판매 실적이 가파르게 올랐다.
CJ온스타일은 지난 1~11일까지 TV라이브 채널 골드바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72% 늘었다. 지난 5일 진행한 '삼성금거래소 24K 포나인 골드바 30g' 판매 방송은 주문액 26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개당 600만원 넘는 가격임에도 500개 가까이 판매된 것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귀금속 주문 건수와 주문액이 전년 대비 50% 신장했다. 특히 지난 2일 진행했던 골드바, 24K 순금 주얼리 판매 방송은 75분 동안 4000세트를 판매해 주문액 13억원을 기록했다.
GS샵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1일 순금 장신구 판매 방송을 진행해 각각 주문액 5억원, 6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목표 매출 대비 각각 25%, 12% 높았다. GS샵 관계자는 "3월 초까지 원래 3회 정도 방송 예정이었으나 매출 상승에 힘입어 2회 정도 편성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홈쇼핑에서는 2월에 금 액세서리 방송을 3회 진행했으며, 모두 목표 대비 20% 이상 초과 매출을 올렸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과 1월엔 목표 매출에 부합하거나 10% 이내로 초과 달성하는 수준이었다"며 "최근 들어 금 관련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NS홈쇼핑은 지난 10일 방송에서 주문액 14억4000만원을 기록해 목표 대비 232%를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금이 시중가보다 가격대가 싼 편은 아니지만 24개월, 36개월까지도 무이자 할부가 가능한 점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며 "장기 투자자들이 무이자를 활용하면 부담 없이 구매하기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금 품귀현상으로 방송 차질도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석 협력사들도 거래처에 프리미엄을 걸고 예약을 해도 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정됐던 방송을 취소하려는 업체가 있다는 소문도 있다"고 했다.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순금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이달 1~12일까지 순금제품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었다. 골드바 매출은 238% 늘어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쇼핑 분야별 검색어 현황을 보여주는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이달 5~12일까지 하루를 제외하고 골드바가 '패션잡화' 분야 검색어 상위 3위 안에 들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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