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도입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사업이 연장되면서 3월부터 이른바 '필리핀 이모님'의 월 이용 요금이 대폭 오른다.
23일 서울시와 고용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에서 6개월간 운영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이달 말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이를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관계 부처 간의 협의가 미뤄짐에 따라 일단 시범사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에는 98명의 필리핀 국적 가사 관리사들이 근무 중인데, 이들 가운데 본국으로 돌아가는 4명을 제외한 94명은 연장된 시범사업 기간에도 가사 관리사로 근무한다. 최소근로시간(주 30시간) 보장, 최저임금 등 근무조건은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
시범사업 기간 연장에 따라 정부는 외국인 가사 관리사들의 국내 허용 비자 기간을 29개월 연장,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국내에서 2027년 7월 말까지 일할 수 있다.
가사 관리사들의 숙소도 '자율'로 변한다. 3월부터 가사 관리사들은 기존 거주하던 역삼동 인근 공동 숙소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 숙소를 구해 생활할 수 있다.
시범사업 연장에 따라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이용요금이다. 당초 이용요금 원가 산정시 운영비 및 관리비 등이 반영되어야 하나 시범사업이라는 특성상 이 기간에는 시가 예산으로 이를 지원해왔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들을 관리하는 민간 업체 2곳 역시 앞선 시범사업 기간에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이번 시범사업 연장으로 이용요금은 운영비 및 관리비 등을 반영해 1만 6800원(시범사업 1만 3940원)으로 오른다. 주 40시간(하루 8시간) 이용 시 월 이용요금(주휴수당 포함)은 242만 5560원→292만 3200원으로 49만 7640원 오른다.
8시간 이용 기준 무려 50만 원 가까이 월 이용 요금이 오르는 셈으로, 고비용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사업 초기 대비 더 비싸진 요금으로 인해 서비스 이용 가정이 더욱 강남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시범사업 초기 해당 사업 이용자의 30% 이상은 '강남 3구'에 집중됐다. 당시 사업 이용 가정으로 선정된 157가구 중 33.8%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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