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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진원 문하생 1년… 방구석 작가서 K웹툰 인재 됐어요"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03 19:12

수정 2025.03.03 22:58

콘텐츠진흥원 '웹툰산업 전문가 양성사업' 호평
웹툰PD 실질·체계적 교육 "취업에도 큰 도움받아"
업계 실무자·운영진들의 '족집게 강의' 만족도 커
현직PD도 웹툰IP 사업화·AI 재교육… 만족도 98%
제주·전북 등 지역 웹툰작가 양성교육도 가시적 성과
대전·대구 등 6개 지역 교육생 총 70건 웹툰IP 발굴
올해 첫 '유망 웹툰작가 소수정예 양성사업' 스타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 열린 '월드 웹툰 페스티벌' 행사장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처음 열린 '월드 웹툰 페스티벌' 행사장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새해 넷플릭스 비영어권 TV쇼 1위에 오른 '중증외상센터'부터 올여름 극장가 최대 기대작 '전지적 독자시점'까지 K웹툰 원작 드라마·영화가 K스토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9년 6400억원이던 웹툰 시장 규모는 2023년 2조1890억원으로 3.4배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는 K웹툰이 자체 성장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K콘텐츠 산업의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부터 만화·웹툰을 아예 K콘텐츠 전략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이 사업 첫해부터 가시적 성과를 거둬 올 상반기 교육생 모집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해 11월 열린 '웹툰 엑스퍼트 프로그램' 1기 수료식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해 11월 열린 '웹툰 엑스퍼트 프로그램' 1기 수료식 모습.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꼼꼼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 덕분에 취업"

"웹툰PD 직무에 대한 체계적인 커리큘럼 덕분에 필요한 소양을 갖출 수 있었고, 취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 신입 웹툰PD 양성 교육 과정인 '웹툰 엑스퍼트 프로그램' 1기 수료생인 권경원씨(27)는 지난해 11월 교육 협력사 중 하나였던 울트라미디어에 입사했다. 한때 웹툰 스토리 작가를 꿈꿨던 그는 "웹툰을 좋아하는 마음과 간절함이 통해 소중한 교육 기회를 얻었다"며 "직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는데 웹툰 기획과 제작, 유통·홍보마케팅 등 꼼꼼히 짜인 커리큘럼 덕분에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울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또 "업계 실무자·운영진이 강사로 참여해 그들이 원하는 능력과 태도를 갖출 수 있었고, 예비 웹툰PD 등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약 5개월에 걸쳐 국비로 운영된 '웹툰산업 전문인력 양성 사업'은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웹툰PD와 재능 있는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PD 관련 교육의 경우 신입 뿐 아니라 현직 PD 재교육, AI 등 신기술을 활용하려는 PD·작가를 대상으로 해 호응도가 높았다.

신입 PD 교육은 교육생 22명중 10명(정규직 9명, 지난해 12월 기준)이 '나 혼자만 레벨업'의 제작사 레드아이스 스튜디오 등에 취업하며 현장 맞춤형 교육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현직 PD 재교육은 교육생의 수료율이 100%에 달했고 교육 만족도 역시 98.07점으로 높게 나왔다. 웹툰 IP의 2차 사업화와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 강화 교육을 중심으로 교육생 수요 조사 결과를 커리큘럼에 적극 반영한 게 호평을 이끌어냈다. 쇼박스, 스튜디오앤뉴, SLL 등 영화·드라마 제작사, 일본의 카도카와, 프랑스의 알뱅미셸 등 웹툰 유관 출판사·플랫폼이 협력사로 함께해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을 제공하며 실질적 도움을 줬다.

'지역 웹툰작가 양성 교육'은 제주 지역의 만족도 점수 100점 등 상대적으로 교육 기회가 적은 지역 웹툰 작가에게 특히 반응이 좋았다. PD 교육과 마찬가지로 교육비 무료에 월 13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지원, 작가들이 작품에 매진할 수 있게 도왔다. 또 교육생 개별 작품에 대한 작품 중심 멘토링을 지원했다. 전북 웹툰 캠퍼스 입주 작가였던 양경철 작가(29)는 약 6개월간 진행된 '지역 웹툰작가 양성 교육'의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오는 4월 한 웹툰사와 계약 예정인 그는 "멘토·멘티 매칭을 통해 현직 작가의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은 게 가장 특별했다"고 특장점을 꼽았다. "지망생 시절에는 어떤 식으로 작업해야 할지 헤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부분을 해소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대전 교육생인 이승민 작가는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원작을 각색한 웹툰을 제작, 올해 론칭을 앞뒀다. 결과적으로 대구, 대전 등 6개 지역 교육생이 참가한 이 사업을 통해 오리지널과 노블코믹스 포함해 총 70건의 웹툰 IP가 발굴됐다.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열린 '2024 월드 웹툰 페스티벌'.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난해 9월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열린 '2024 월드 웹툰 페스티벌'.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신규로 '소수정예 웹툰작가 양성사업' 론칭

올해는 기존 3개 교육과정을 고도화해 신입 PD의 경우 취업 연계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현직 PD 대상 2차 사업화 및 글로벌 비즈니스 교육은 통합 운영된다. 교육생 만족도 점수가 99.18로 가장 높았던 AI 실무 활용 교육도 기존 특장점을 강화한다.

지역 웹툰작가 양성 교육은 창작지원금을 첫해보다 20만원 인상, 월 150만원으로 확대하고, 우수교육생에겐 원고료를 지원하는 등 실질적 혜택을 늘린다. 또 교육을 담당하는 플랫폼 기관에 대해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기간을 확대, 안정성을 높였다.

올해는 오리지널 창작 웹툰 데뷔작 혹은 차기작을 준비 중인 재능 있는 웹툰 작가를 대상으로 한 '소수정예 웹툰작가 양성사업'(가칭)을 새로 시작한다.

김일중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기반본부장은 "웹툰 산업이 외형과 규모를 키우며 성장하고 있으나 판타지와 로맨스 위주의 비슷비슷한 연재물이 많다는 업계의 우려가 컸다"며 신규 사업을 론칭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성공한 장르나 방식만 고수하면 산업의 성장이 정체될 수 있는데 당장 기업이 나서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어 정부 주도 하에 업계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캐릭터나 세계관, 독특한 콘셉트를 갖춘 인재 발굴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 중심 맞춤형 일대일 밀착 코칭을 기본으로 레벨별 심화교육, 플랫폼사 작품 피드백, 비즈니스 상담 등 인재 발굴에 그치지 않고 작품 연재까지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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