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 조치 발표 후 잇따른 유예 등으로 혼선을 빚는다는 지적에는 '유연성(flexibility)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기자들과 만나 EU 보복관세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물론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EU와의) 금전 대결(Financial battle)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는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창설됐다"는 앞선 주장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트럼프는 관세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게는 유연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관세 조치 변경)은 일관성 부족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논의 후 관세를 한 달 유예한 것을 언급, "그들이 약간의 재앙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호의를 베풀었다"며 "나는 '연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밀어붙이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항상 유연성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면 거의 유연성이 없을 것"이라며 "4월 2일은 미국에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미국은 다른 국가들과 무능한 미국 지도자들에 의해 빼앗긴 많은 것들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초 지난 4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자동차 산업을 비롯해 미국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무역협정(USMCA) 적용 양국 수입품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4월 2일까지 추가 유예했다.
트럼프는 4월 2일부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약 25%의 품목별 관세와 함께 상대국의 관세율 및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고려한 '상호 관세'까지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들의 아일랜드 등 해외 이전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틴 총리에게 아일랜드가 세금 정책 등을 이용해 미국 제약기업들을 유치했다며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가 미국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무역 적자가 엄청나다"며 미국 기업들이 아일랜드의 세금 정책 때문에 이전하도록 방치한 과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아일랜드를 매우 존중하지만 미국은 그런 일(미국 기업들의 해외 이전)이 벌어지도록 내버려둬서는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있었다. 당시 지도자들은 전혀 상황 파악을 못 했다'며 "그들이 사업가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몰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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