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금준혁 김예원 기자 = 8조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의 윤곽이 이번 주에 나올 전망이다. 최종 결론은 아니지만 사업방식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중 누가 사업을 따낼 것인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수의계약을, 한화오션(042660)은 경쟁입찰을 주장한다. 과열 경쟁으로 공동 건조가 대안으로 등장했지만 특허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가능성이 크지 않다.
KDDX는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선도함 수주 사업자가 기술 레코드…특수선 사업 키우는 양사 '사활'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17일 오후 2시쯤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심의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중 1, 2순위 업체를 선정한 후 선도함 1척을 제외한 후속함 5척을 각각 3·2척씩 배분하는 종합 발주 방식을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분과위로 KDDX 사업자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분과위에서 심의한 안건은 내달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결론을 내리게 된다.
통상적으로 업계에는 기본설계를 맡은 사업자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는 관례가 있다.
그간 한국형 차기 구축함을 최종 설계하고 선도함을 건조한 사업자가 기술적인 레코드를 획득한다. 결국 선도함을 수주한 업체가 건조 경험을 인정받기 때문에 해외 수주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양사는 미국 해군 함정 보수·수리·정비(MRO)사업 등 특수선 사업을 키울 계획이라 KDDX 사업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13일 국내 최초로 미국 해군의 군수지원함 정비를 마친 바 있다.
HD현대 '수의 계약' vs 한화오션 '경쟁 입찰' 선호
이번 KDDX의 경우 2011년부터 시작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2012년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이 2020년 기본설계를 맡았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의 순으로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비롯한 미국 정치권에서도 쇠퇴한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한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언급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선도함을 수주하는 업체가 미국 물량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KDDX 수주 경쟁이 과열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쟁이 과열되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사를 동시에 방산업체로 지정하며 공동 개발·건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선도함을 제외한 나머지 5척을 각각 3·2척씩 배분하는 종합 발주 방식 논의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양측의 입장차는 분명하다.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 한화오션은 경쟁입찰 및 공동 개발·건조에 힘을 싣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은 관련 법적 의혹이 모두 해소된 만큼 원칙대로 방위사업법령의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전력화 지연 우려를 극복하고 해외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한 K-해양방산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공동개발 및 분할 건조하는 방안을 국익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면서도 "관례가 법에 우선할 수 없고 경쟁입찰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동개발의 경우 방추위 안건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전례가 없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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