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국무 "새 무역협정" 언급해
모든 경로 동원해 미 정부와 소통을
모든 경로 동원해 미 정부와 소통을
![[라말베(퀘벡)=AP/뉴시스] 13일(현지 시간) 캐나다 퀘벡주 라말베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기간 열린 미·캐나다 회담에 앞서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왼쪽)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1810580842_l.jpg)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협정을 지정할 수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미 방송 인터뷰에서 "공정성과 상호성의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과 양자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해 협상한다'는 말에는 FTA 재협상도 들어 있다고 봐야 한다. 또 한국을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예외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미국이 앞으로 한미 FTA 재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전례에 비춰 트럼프 정부는 또다시 FTA 개정이나 폐기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런 의사를 국무장관의 입을 통해 넌지시 내비친 것이다. 앞서 상호관세를 원칙으로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 연설에서 '한국은 미국 관세의 4배'라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이 말은 사실과 다르다는 게 우리 정부 설명이다. 한미 양국은 FTA를 통해 '상호 무관세'에 가깝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사실과 다른 주장은 앞으로 우리에게 부당한 요구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 미국은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우선 미국의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데 주력해야 한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한 자리에서 서로 인식 차가 있는 부분을 설명하고 잘못된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양국은 포괄적 경제협력 틀로서 한미 FTA의 유용성에 공감하며 상호 호혜적 진전방안을 모색한다는 합의도 했다.
그러나 미국측 언급의 진정성이 문제다. USTR 대표의 말이 트럼프에게 전달되어 무역정책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뼈아픈 대목은 적어도 두달 이상은 대통령이 부재하는 우리 정치 상황이다. 우리로서는 대통령 대행체제이기는 하지만 미국 정부와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소통과 협의에 최선을 다하는 도리밖에 없다.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를 믿고 있는 우리 국민으로서는 미국 정부가 야속하기만 할 것이다. 게다가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민감국가는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어 특별 관리하는 나라다.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정치인들의 언급이 원인이 되었다고는 한다.
그래도 한국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미국도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정 사실조차 최근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7일에야 관계부처에 "민감국가 지정이 한미 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미국에 잘 설명하라"고 당부했는데 한참 늦었다.
이 또한 국정공백이 원인이라면 공직자들의 느슨한 근무태도를 먼저 나무랄 수밖에 없다. 평시보다 더 긴장하면서 특히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빈틈없이 업무에 임해야 이런 일이 생기지 않는다. 복지부동하는 자세로는 이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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