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정치권 달군 ‘美 민감국가’ 기술적 문제였다..시정사항 해소하면 해제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8 06:00

수정 2025.03.18 06:00

DOE 민감국가 리스트 韓 추가 두고
여야, 핵무장·계엄 등 추측하며 다퉜지만
韓연구원 美연구소 보안 위반 탓 드러나
美 정권이양기 걸쳐져 확인에 시간 걸려
정부는 애초 정황상 기술적 문제로 짐작
1990년대 협의 거쳐 민감국가 제외 전례
지정 후 시정 요구 해소하면 해제 가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에 앞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에 앞서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정치권에서 갖은 추측들이 나오며 여야가 다투는 양상까지 보였던 미국 에너지부(DOE)의 우리나라에 대한 민감국가 지정.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우리 외교부를 통해 정치·외교적 사안이 아닌 DOE 산하 연구소 보안 문제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일 외교가에 따르면, 앞서 DOE 산하 연구소에서 진행된 우리 연구원 출장이나 한미 공동연구 과정에서 보안규정 위반이 발생해 민감국가 추가 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전날 “민감국가 리스트 최하위 단계 포함은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DOE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미 측은 리스트에 등재되더라도 한미 간 공동연구 등 기술협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감국가 지정 사유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 건 결정 주체가 트럼프 정부가 아닌 전임 조 바이든 정부라서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미 정권이양기가 걸쳐져 있던 1월에 정해진 사안이라 트럼프 정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갖가지 추측들이 무색하게 기술적인 사유로 드러난 것이다. 최근 여야는 민감국가 지정 문제를 두고 국내 자체 핵무장론 고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우리 원자력발전소 수출 견제를 위한 미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한국수력원자력과의 기술 분쟁 여파 등 여러 주장들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기라며 공세를 펴는 포인트가 됐고, 여권 일각에선 탄핵정국으로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국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이라는 견해도 등장했다.

하지만 정부에선 애초 정치·외교적 사유는 아닐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한미동맹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 또 트럼프 정부의 의도는 반영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에서다.

외교부는 과거에도 미 정부가 우리나라를 민감국가로 지정했다가 협의를 거쳐 제외한 전례를 상기시키기도 했다.
미 회계감사원(GAO)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DOE가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렸고, 1993년 첫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우리 측 시정 요구가 제기돼 1994년 7월 제외됐다.

전례를 고려하면 내달 15일 발효되는 민감국가 리스트에 우리나라가 일단 추가되고 이후 협의를 거쳐 제외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민감국가로 지정되면 그에 따른 시정 요구가 제시되고, 이를 해소하면 리스트에서 빠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