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이사진 안정화' 방점

[파이낸셜뉴스]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카의 난'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박찬구 회장과 대립해 온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내놓지 않은데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특별관계까지 해소됐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은 본업인 합성고무 사업에 주력하며 실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박준경 사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박 회장과 지분 공동보유·특수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분쟁의 막을 올렸다. 이후 2021년과 2022년 주총에서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안건 등을 제기했지만 당시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종료의 가장 강력한 시그널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의 공동보유 계약 해지가 꼽힌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27일 박 전 상무와의 공동보유 계약을 해지했다.
전 상무는 지난 2022년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권리를 위임하며 함께 자사주 전량 소각, 사외이사 추천 등을 담은 주주제안에 나선 바 있다. 다만 모두 부결되고,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사외이사도 주총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경영권 공격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박 전 상무의 누나들도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분쟁서 발을 뺀다는 분석에 힘을 더했다.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박은형·은혜씨는 지분 총 1만1500주를 매각해 지분율은 0.04%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도 은형·은경·은혜 씨는 금호석유 지분 총 4만6760주를 매각해 지분율이 0.15%포인트 줄어들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에도 국내 주요 석화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석유화학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제품인 합성고무 사업 호조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7조1550억원, 영업이익은 2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1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도 NB라텍스 등 합성고무 수요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NB라텍스 증설이 미미해 공급 부담은 제한적"이라며 "밸류체인 전반에서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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