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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나선 개미 목소리 커졌다… 주총 '주주제안' 급증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9 18:19

수정 2025.03.19 18:19

주주제안 안건 상정 32→ 40곳
임원 선임 관련이 절반 이상
정관 변경 등 경영권에 개입
행동 나선 개미 목소리 커졌다… 주총 '주주제안' 급증
'밸류업' '주주 행동주의' 바람을 타고 주주가 직접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제시하는 '주주제안'이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 정기 주총에 주주제안 안건을 올린 코넥스 상장사도 등장했다. 특히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보다도 정관 변경 등 더 직접적인 경영권 개입에 나서는 등 주주제안제도가 소액주주 결집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카인드에 따르면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40곳으로 전년 동기 32곳 대비 늘었다. 상정된 안건도 전년 동기 87건에서 올해 182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시장별로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 16곳, 코스닥 시장 상장사 22곳이 주주제안 안건을 올려 각각 전년 대비 3곳씩 증가했다. 특히 예년과 달리 코넥스 시장 상장사 중 주주제안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논의하는 회사도 나왔다. 연혹혈당측정기(GGM) 개발업체 유엑스엔과 의료기기 제조·판매 기업 나눔테크가 각각 임원 선임, 배당 등 주주제안 총 5건을 정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주주제안은 이사회 아닌 일반 주주가 주총에서 논의할 의안을 직접 제안하는 것으로 소수 주주가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중 하나다. 의결권 있는 주식의 3% 이상을 보유한 주주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행동주의 펀드나 소액 주주 의결권 결집을 통해 안건을 제안한다. 상장사는 이렇게 모인 주주제안을 검토해 정기 주총 안건으로 올릴지 말지를 정한다. 안건 별로 올해 가장 많이 상정된 것은 사내이사·사외이사·감사 등 임원 선임 관련이다. 전체 주주제안 안건 절반 이상이 이에 해당했다. 고려아연은 임원 선임 관련 주주제안이 무려 52건으로 사외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만 13명을 추천했다. 코스닥 상장사 캐스틱 코리아 주주도 사내이사 후보 3명, 사외이사 후보 2명, 상근감사 후보 3명, 비상근감사 후보 1명 등을 제시하며 임원 선임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정관 변경 안건 중에서는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을 포함한 건이 6건으로 전년(1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권고적 주주제안 안건은 주총에서 통과하더라도 법적인 구속력을 지니지 않는 대신 주주가 보다 폭넓은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전자투표(0건→3건)나 집중투표제(2건→8건) 도입을 주장하는 정관 변경 주주제안도 다수로, 전년 대비 큰 폭 증가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국의 행동주의 캠페인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기업 거버넌스 개선으로 발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밸류업 추세에 힙입어 소액주주 영향력이 확대되는 기류도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이마트는 소액주주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와 경제개혁연대가 제안한 '밸류업 재공시' 요구를 주총 안건으로 수용키로 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집단 상장회사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주총에 상정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율촌화학 소액주주연대도 '액트'를 통해 8.69%의 지분을 확보 △집중투표제 도입 △기업설명회 정례화 △전자적 방식에 의한 의결권 행사 의무화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등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오는 25일 율촌화학은 이들 안건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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