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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사 직전 주민에 보름치 식량, 긴급 지원 대책 나서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1 15:49

수정 2025.03.21 15:49

이에 감동…양강도 일부 여맹원들 눈물 보여
일부 가정, 식량 구입할 돈 없어 아사 위기에 몰려
산나물 돋는 5월 말까지 매달 보름 분 식량 공급
[파이낸셜뉴스]
2011년 9월, 북한 여성이 황해남도의 임시 거처 밖에 앉아 있다.(자료사진) 사진=RFA 홈페이지 캡처
2011년 9월, 북한 여성이 황해남도의 임시 거처 밖에 앉아 있다.(자료사진) 사진=RFA 홈페이지 캡처
북한 당국이 아사 위기에 처한 가정들을 조사하고 긴급 식량구제, 즉 식량을 공급했는데 이에 감동한 양강도 일부 여맹원들은 눈물을 보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지난 16일 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한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식량 사정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당장 아사 위기에 몰린 가정들이 있었다”며 “중앙에서도 위기의 가정들을 조사하고 긴급한 식량 지원 대책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 사례와 같이 중앙에서 절량세대를 조사하고 긴급 식량 구제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도 북한 일부 가정들이 식량을 구입할 돈이 없어 아사 위기에 몰렸는데 이런 사실을 파악한 북한 당국이 최근 아사 직전의 가정들에 보름 분의 식량을 긴급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우리 인민반만 해도 식량이 없어 당장 죽을 날만 기다리는 가정이 두 세대나 있었다”며 “한 가정은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40대 초반의 과부이고, 다른 한 가정은 60대 중반의 노부부였는데 자식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소식통은 “머지 않아 굶어 죽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이들은 국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연명하게 되었다”며 “중앙의 지시로 3월 12일, 시 인민위원회 양정과에서 이들 가정들에 1인당 7kg씩 보름 분의 식량을 특별히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혜산시 송봉동에서 지난 15일에 진행된 여맹원 회의 무대에는 보름 분의 구제 식량을 받은 모녀가 올라섰다”며 “무대에 오른 이들 모녀는 김정은의 식량 구제 조치에 감사를 드리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회의에서 여맹원들이 눈물을 쏟은 소식은 삽시간에 혜산시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젊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슬프지만 나이가 많은 사람들 중엔 아직도 ‘장군님은 늘 인민을 위해 헌신한다’는 선전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최근 아사 위기에 몰린 가정들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난해 1월에 실시한 근로자들의 기본 월급 인상 조치 때문”이라며 “근로자들의 기본 월급이 2500원(당시 환율로 미화 0.27달러)에서 3만원(당시 환율로 미화 3.33달러)으로 오른 후 식량을 비롯한 모든 생필품의 가격도 대부분 그만큼 올랐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혜산시의 경우 힘 없는 가정들은 뙈기 밭 농사에 의지해 겨우 목숨을 부지했는데 지난해 산림녹화와 지방공업공장 원료기지조성을 구실로 뙈기 밭까지 모조리 회수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북한의 경노동 직장 등의 경우 아파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다니는 직장으로 월급이 낮은데다 지금은 생산을 못해 월급이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많은 생산 기업소들은 현재 원료, 자재가 없어 공장을 돌리지 못하다 보니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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