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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미래 전략산업 투자,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5 18:09

수정 2025.03.25 20:06

3대 게임체인저에 집중 투자 발표
국세감면액 늘어 선택과 집중 필요
[fn사설] 미래 전략산업 투자, 더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기획재정부가 25일 산업·통상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을 확정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3대 게임체인저'의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산업의 AI전환도 본격 추진한다. 경제여건이 어려울수록 미래 산업 투자는 더 과감하게 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정부의 방향은 맞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재정혁신 방향 등을 담은 원칙에 해당한다. 각 부처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4.0% 증가한 704조원에 이른다. 정부가 3대 게임체인저의 지원을 강조한 만큼 전략산업에 우선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획기적 육성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은 이미 불이 붙어 전쟁과도 같은 상황이다. 각국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래 산업에 대규모 보조금과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자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기술에 쏟아붓는 유무형 지원은 과거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규모가 커지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는 매번 뒷북이었고 시늉만 냈다. 이제는 첨단산업의 근원적 인프라 구축에 정부 예산의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과감한 재정 투입을 위해선 불안한 세수와 방만한 지출의 해법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2025 조세지출 기본계획'에 따르면 비과세·세액공제 혜택 등으로 국세감면액은 최근 계속 늘었다. 지난해 국세감면액은 71조원대였고, 올해는 이보다 6조원 넘게 늘어 78조원으로 추산됐다. 역대 최대치다. 한 해 걷는 세금 중 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국세감면율은 올해 16.3%에 이른다. 국세감면율 법정 한도는 15.6%인데 올해까지 3년 연속 한도 초과라고 한다. 세수 부족 탓도 있겠지만 감면이 정당했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정부 지출의 효율성도 풀어야 할 과제다. 정부는 4년째 10% 재량지출 구조조정을 내세웠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인건비를 비롯한 경직성 지출을 제외한 순수 재량지출은 120조원에 불과하다.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선 법적 지급의무가 명시된 의무지출 수술이 불가피하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 모수개혁도 일종의 의무지출 조정으로 볼 수 있다. 초고령 사회화가 빨라지면서 정부 의무지출은 올해 365조원에서 2028년 433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성장률은 떨어지고 세수기반이 흔들리는데 기존 고령복지 등 의무지출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 정부와 정치권의 논의가 필요하다. 인기 없는 정책이라고 계속 외면하면 미래 청년 세대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재정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정치권의 책임감이 더없이 중요하다. 정략적 감세나 퍼주기 정책을 자제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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