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그재그·에이블리·무신사 등
PB·카테고리 확장해 흑자전환
'미정산 사태' 발란과는 대조적
사업 확장성이 플랫폼 생존 갈라
"올 전방위적 외형 성장 나설 것"
PB·카테고리 확장해 흑자전환
'미정산 사태' 발란과는 대조적
사업 확장성이 플랫폼 생존 갈라
"올 전방위적 외형 성장 나설 것"

가성비를 앞세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승승장구하며 '불황의 역설'을 입증하고 있다. '발란 미정산 사태' 등 추락하는 명품 거래 플랫폼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체브랜드(PB) 사업과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꾸준한 외형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본격적인 수익 확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명품 플랫폼과 다른 '확장성' 무기
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내수 침체에 쪼그라든 소비 심리에도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2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카카오스타일은 2022년만해도 영업손실 500억원대의 '적자 회사'였다. 카카오스타일은 아웃링크 방식을 통해 외부 쇼핑몰로 연결해 주고 받는 단순 수수료 사업을 하던 2018년, 2019년에는 흑자를 냈다. 이후 사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재와 같은 입점 셀러 판매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한 2020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2020년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21년 379억원, 2022년 518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출범 10년 만에 유동성 위기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발란과 적자 흐름은 비슷했다. 그러나, 같은 외형 성장 전략에도 명품 거래 플랫폼과 패션 플랫폼의 성패를 가른 것은 '확장성'이었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확장 가능성이 제한적인 명품과 달리 패션 플랫폼은 단순 가격경쟁 외에도 다른 곳에는 없는 브랜드, 매 시즌 새로운 옷을 선보이는 등 확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보세 의류는 사이즈 등에서 그렇게 소비자가 까다롭지 않은 반면, 명품패션은 좀 더 선별적이다 보니 온라인 구매 자체가 많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패션 플랫폼 시장, 본격 확장
확장성을 무기로 패션 플랫폼업계는 불황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또다른 보세 의류 중심의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와 사구일공(4910)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코퍼레이션도 2023년 창사 5년 만에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올해도 에이블리는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량 성장하며 3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액도 여성 패션 플랫폼 최초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도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102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PB인 무신사스탠다드 오프라인 진출, PB 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성과, 한국 브랜드 일본 진출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겼다.
패션 플랫폼들에게 올해는 향후 실적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는 지그재그는 성장 흐름을 타고 10대와 20대 초반 고객 확장에 힘쓴다. 지그재그는 지난해 기준 24·29세대 비중이 45%로 가장 많다. 무신사는 글로벌 물류에 투자하고, 지난해 말 일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조조타운을 운영하는 조조(ZOZO)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일본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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