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최종현 선대회장 경영기록 디지털 전환
각종 주요의사결정 및 보고 등 기록물 방대
"그룹 성장사 오해를 해소할 자료도 대거 포함"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인수 당시 기록물 보유 시사
각종 주요의사결정 및 보고 등 기록물 방대
"그룹 성장사 오해를 해소할 자료도 대거 포함"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인수 당시 기록물 보유 시사


(1980년대 중반 선경그룹 임원 및 부장 대상 신년간담회 당시 고 최종현 SK선대회장의 육성 녹음 중 일부)
SK그룹은 1970~1990년대 한국경제 성장기를 이끈 고 최종현 회장의 육성 녹음(3530개) 등 13만여개 자료를 지난달 말 디지털 자료로 전환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그룹 수장고 등에 보관해 온 선대 회장 자료들을 디지털 전환을 시작한 지, 2년만이다. 고 최종현 회장 타계로 부터 27년 만이다.
SK그룹은 이른바 '선경실록'으로 불릴 만큼 기록이 방대하다며, 특히, 그룹의 성장사를 둘러싼 오해를 해소할 자료도 대거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에서 불거진 유공(현 SK이노베이션),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인수 특혜시비 등과 관련된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킬만한 정황적 증거가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측은 "선대회장의 생생한 육성 녹음을 통해 당시 경제 상황과 한국 기업인들의 사업보국에 대한 의지, 크고 작은 위기를 돌파해 온 선대 경영인의 혜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고인은 지난 1982년 신입구성원과의 대화에서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된다"며 학연, 지연 등 한국 사회의 '관계지상주의'를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1992년 임원 간담회에서는 "연구개발(R&D)를 하는 직원도 시장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해보며, 돈이 모이는 곳, 고객이 찾는 기술을 알아야 R&D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해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라며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 1970년대 1, 2차 석유파동 당시 중동의 고위 관계자를 만나 석유 공급에 대한 담판을 짓는 내용, 1992년 정당하게 획득한 이동통신사업권을 반납할 때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장면 등이 음성 녹취에 담겼다고 SK는 전했다. SK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필요에 따라 순차적으로 사내에 공유하고, 일반 공개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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