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기본관세와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3일(현지시간)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보복관세로 맞대응을 하거나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협상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3대 증시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으며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과 홍콩, 일본 모두 떨어졌다. 미국 증시에서만 시총 2조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계획이 미국의 교역국의 보복 관세를 촉발하면서 세계 경제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우려에 세계 증시가 폭락하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스미스트 브루스 카스먼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40%에서 60%로 높였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관세를 반영함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가 0.6% 성장에 그치고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은 47%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마이너스(-)0.1% 성장하고 물가는 3.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일 트럼프 행정부는 5일부터 10% 기본관세(보편관세)를, 한국을 비롯한 67개국은 9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수입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3일부터 들어갔다.
그동안 백악관 참모들이 관세 재협상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기회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공군1호기내에서 트럼프는 관세 발표 이후 나타나고 있는 증시 폭락 충격을 축소하면서 상대 교역국들로부터 "‘경이로운’ 제안의 문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관세 발표후 앞으로 시장과 주식, 미국 모두 활기를 보일 것으로 낙관한다며 여러 국가에서 협상을 제안하면서 타협을 원하고 있어 “관세는 협상하는데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앞으로 협상에서 양보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트럼프는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미국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관세 부과 대상국에 오른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서두를수록 이익이 될 것이라고 트윗해 주목받고 있다.
퍼싱스퀘어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애크먼은 소셜미디어 X에 외국 정상들을 겨냥해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 손을 내밀지 않았다면 당장 협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던 애크먼은 “트럼프는 뼛속까지 딜메이커"로 세계를 거래할 수 있는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크먼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가 거칠기도 하지만 공정한 협상가”라며 협상을 통한 타결을 서둘러 맺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주요 국가에서도 협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의 이익을 위해 계속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과의 합의 도달을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의 관세는 세계에 중대한 타격이라며 맞대응을 경고하면서도 유럽은 대치에서 협상 쪽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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